부산 사상공업지역 재생사업이 이르면 내년 2월 첫 삽을 뜬다고 한다. 부산시와 국토교통부가 갈등을 빚어온 재생사업 부지 내 지원시설의 비율을 11.6%로 잠정 합의했기 때문이다. 산업시설 용지 비율은 33.6%로 기존 계획보다 6.1%포인트 높아졌고, 복합 용지 비율은 23.5%로 3.9%포인트 줄었다. 이에 따라 사상공업지역은 2015년 4월 재생사업 지구로 지정된 지 5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게 됐다. 시는 오는 31일 주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남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정식 고시를 거쳐 재생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난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사상공단을 제대로 재생하는 일이다. 방향은 시와 국토부의 합의로 그 가닥을 잡았다. 사상공업지역은 준공된 지 44년이나 지난 도심 노후 공단이다. 계획적으로 개발된 공단도 아니다. 하수처리 등의 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비도시형 공해 공장이 많은 데다 주거와 상업지역이 혼재해 환경은 열악하다. 최근에는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개발 초기 변두리였던 지역이 도심으로 변했다.

그래서 사상공업지역은 도시 재생 차원의 정비가 필요하다. 시가 그동안 지역 주민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 재생을 내세우며 지원시설 용지 비율을 13.5%로 높이자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화·복지시설 등이 들어서는 용지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공단 활성화라는 사업 본래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국토부의 주장도 옳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도시 재생과 첨단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공해가 없으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시티로 탈바꿈시키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인구가 유입되고 공단도 살아나 1980년대 부산 최대 공업지역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다. 입지 면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 공항과 항만이 가깝고 경부선 남해고속도로에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시내 전역으로 뻗어가는 도로망이 발달하고 도시철도망을 갖춘 서부산 관문지역이다. 산업·물류·유통산업 등의 입지로 훌륭하다.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시와 국토부에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