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동천에 뜬 도심 크루즈선 볼 수 있을까

부산시 원도심 대개조, 상상 못 한 시도라지만 주요 사업 구체 해법 미흡

현실적 가능성엔 갸우뚱, 청사진에만 그치지 않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솔직히 좀 뜻밖이었다. 동시에 과연 이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부산시가 지난주 발표한 ‘원도심 대개조 비전’을 접하고서다. 물론 모든 사업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발표 내용 중 동천 옛 물길을 복원, 미군 55보급창에서 상류를 오가는 도심 크루즈선을 운항하겠다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오랫동안 부산의 대표적인 오염하천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동천 아닌가. 이곳에 크루즈선을 띄우겠다니. 아마도 워낙 동천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탓일 것이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부산 시민이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웃거렸을 법하다.

오거돈 시장이 직접 발표한 ‘원도심 대개조 비전’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구상이 포함돼 있다. 요약하자면 모두 27개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원도심을 물길 도심길 하늘길로 연결해 통째로 바꾸겠다는 원대한 꿈이다. ‘몸통이 튼튼해야 부산이 날 수 있다’는 슬로건처럼 원조인 원도심에 다시 사람이 몰려들도록 하겠다는 거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오 시장이 줄곧 강조해 온 부산 대개조의 화룡점정인 셈이다. 그러니 이 계획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으리라 짐작된다.

동천 크루즈선 운항 구상은 그중에서도 핵심인 듯하다. 오 시장은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시작한다”고 했다. 여기엔 나머지 몇 개 프로젝트도 포함되겠지만, 동천 크루즈선 운항 만큼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 동천과 크루즈선이라는 조화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오 시장의 발언 또한 이런 구상에 대한 회의적 반응을 예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 법. 상상을 현실화하는 것은 오직 부산시 몫으로 남았다.

다만, 이 원대한 구상의 현실적인 가능성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향후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계획에서 가장 핵심이 크루즈선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동천 수질 개선에 있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바닷물을 동천으로 끌어올려 방류하고 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사업을 통해 수질이 개선되면 가능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하지만 동천 수질 개선 추진이 어제오늘의 일인가. 그간 온갖 방법과 수많은 예산을 들여 수질 개선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도 미미하다. 2030년까지 남은 10년의 기간은 결코 길지 않다. 게다가 단순한 수질 개선을 넘어 관광 크루즈선을 띄울 정도의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게 10년 세월에 가능할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다 크루즈선 운항을 위해서는 일부 복개구간을 걷어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이미 한차례 실패로 끝난 동천 지류 부전천 생태복원 사업 사례에서 확인됐다. 2015년부터 진행된 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지난해 말 백지화됐다. 부산시가 설계한 이층식 기능분리형 하천이 환경부로부터 생태하천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당초 복개 부분을 걷어내려 했다가 인근 상인 등의 반발로 수정한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크루즈선 운항에 필수적인 동천 복개구간 철거 또한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수질 개선 등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전제되지 않은 동천 크루즈선 운항 계획은 사상누각이 되기 십상이다. 부산시 ‘원도심 대개조 비전’에 포함된 또 다른 중요 프로젝트인 55보급창 활용 방안도 같은 맥락이다. 시는 동천 도입부인 미군 55보급창을 이전, 이곳에 월드엑스포 기념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곳을 2030월드엑스포 부지로 사용한 뒤 기념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또한 중요한 두 가지 사안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55보급창 이전과 2030월드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 것이다.

우선 55보급창 이전은 부산 시민의 숙원이긴 해도 그리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미군과의 협의, 엄청난 이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지난한 작업이다.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는 2023년 11월 확정된다. 이때까지는 물론 그 이후에라도 이전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모든 게 불투명하다. 더 큰 문제는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다. 엑스포 유치가 국가사업화됐으니 정부와 시가 총력전에 나선다고 해도, 앞으로 어떤 외부적인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그리 되지 않길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 부산시의 원도심 대개조 주요 구상은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오 시장 말처럼 원도심을 확 바꾸겠다는 원대한 꿈을 상상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불투명한 미래에 근거해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우려들이 그야말로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5대 종단, 다중참여 종교행사 자제 뜻 모아
  2. 2극장 하루 관객 8만 명 아래로 떨어져…16년 만에 최저
  3. 3최원준의 음식 사람 <4> 울진 붉은대게와 동해안 대게
  4. 4디자인 창업 지원사업 기관 ‘부산디자인진흥원’ 선정
  5. 5[청년의 소리] 인플루언서와 소상공인 협업모델을 /남석현
  6. 6[옴부즈맨 칼럼] 위기 속 재난보도준칙 지켜주길 /김대경
  7. 7[도청도설] 총선 연기론
  8. 8[서상균 그림창] 전망대
  9. 9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6> 언코리
  10. 10묘수풀이 - 2020년 2월 26일
  1. 1통합당 중영도 예비후보들 “정정당당히 경선 치르자”
  2. 2이언주 “다른지역 출마해도 반발 나와…꼭 중영도 나갈 것”
  3. 3민주당 “대면 선거운동 중단·추경 편성”…통합당 “TK 공천면접 화상으로 진행”
  4. 4부산자택 거주 부인·딸이 먼저 확진…가족에게 옮았을 가능성
  5. 5교총회장 확진 전, 의원들 접촉…국회 초유 39시간 ‘셧다운’
  6. 6'코로나19 검사' 심재철 "국민 애환 뼈저리게 체험"
  7. 7문 대통령 추경 편성 검토 지시…경제 전문가 "최대 15조원 규모 예상"
  8. 8'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전광훈 목사 구속영장 발부
  9. 9강경화 장관 "코로나19 발생국 국민에 대한 혐오·출입통제 우려…각국 정부 노력 필요"
  10. 10 이명박 전 대통령, 재구속 엿새 만에 다시 석방
  1. 1디자인 창업 지원사업 기관 ‘부산디자인진흥원’ 선정
  2. 2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6> 언코리
  3. 3부산서 전기차 트위지 구매하면 보조금 ‘300만 원’
  4. 4글로벌시장 위축에도 한국차 ‘안전성’ 내세워 질주
  5. 5작년 QM6로 재미본 르노삼성, 올핸 XM3 출격 준비 완료
  6. 6내달 6일까지 전국 263개 마스크 제조·유통업체 일제 점검
  7. 7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투아렉 R 최초 공개
  8. 8지역난방공사, KT와 함께 '5G 기반 에너지 신사업' 추진
  9. 9푸조, 픽업트럭 ‘랜드트렉’ 글로벌 공개
  10. 10신형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버터블 2020 제네바모터쇼서 공개
  1. 1서울 금천구·동작구서도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2. 2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쇼핑서 마스크 판다…1인당 1세트 구매 가능”
  3. 3부산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22명 동선 공개 … “39-44번은 조사 중”
  4. 4 코로나19 부산시 추가 확진자 7명 발생, 총 51명
  5. 5울산 ‘코로나19’ 4번째 확진자 발생…“경북 경산 확진자 어머니 ”
  6. 6부산지역 코로나 확진자 17∼38번 동선 공개
  7. 7부산 코로나19 확진자 6명 추가돼 총 44명 … 온천교회 관련 23명
  8. 8울산 코로나19 확진자 2명 추가…총 4명 중 3명 ‘신천지 교인’
  9. 9‘코로나19’ 10번째 사망자…대남병원 관련 58세 남성
  10. 10 울산 3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28세 중구 거주
  1. 1리버풀vs웨스트햄, 1-1 무승부로 전반종료
  2. 2내달 개최 예정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6월 연기
  3. 3부산 아이파크 2020유니폼 프리 오더
  4. 4 KBL, 프로농구 잔여 일정 ‘무관중 경기’
  5. 5프로농구 잔여 일정 ‘무관중 경기’
  6. 6돌아온 ‘안경 에이스’ 박세웅 3이닝 6K, 최고 148㎞ 찍어
  7. 7잉글랜드축구협회, 유소년 헤딩 훈련 제한
  8. 8‘마네 역전 골’ 리버풀 18연승…EPL 최다연승 타이
  9. 9류현진의 위엄…첫 경기도 전에 유니폼 판매
  10. 10“롯데 포수진 실력은 안 빠져…신인급 멘탈 관리가 중요”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동네 의사들이 나서야 할 때다 /황성환
해양안전, 민관 유기적 협력이 필수 /이광진
기자수첩 [전체보기]
양산 사송1초등 정상 개교해야 /김성룡
화포천습지, 보호대책 서둘러야 /박동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강강술래와 농악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전략적인 전략공천인가 /정유선
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총선 연기론
무관중 경기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음식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10주년
사설 [전체보기]
정치권, 코로나19 혼란 부추기는 언행 삼가야
정부 마스크 수급 안정 힘쓰고, 시민도 사재기 자제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미동맹, 이상없다”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호의가 낳은 명작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총선과 자책골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나의 LP 이야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바이러스와 기생충
와인의 소리
특별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