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충격적인 일을 겪을 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 말을 한다.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던 일이 발생했을 때 하는 말이다. 싱크홀은 땅이 가라앉아 생긴 구멍이기에 그만큼 사람에게 큰 두려움을 준다. 이런 싱크홀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중앙버스전용차로(BRT)에서 2개나 발견됐다고 한다. 규모는 깊이 1~1.3ｍ, 가로·세로 1ｍ 가량이다.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경찰은 싱크홀 주변 70여 ｍ 구간의 차로를 전면 통제하고, 해운대구는 도로 보수 작업을 벌이는 등 신속히 대처한 덕이다.

그렇다고 시민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싱크홀이 발견된 지점은 지난달 31일 개통한 BRT 구간이기 때문이다. 혹시 BRT 공사와 관련이 있지 않을 까하는 시민의 우려가 생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싱크홀 발생은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예전에도 인근 도시철도 공사 구간에서 도로가 함몰된 적이 있다고 한다. 더욱이 두 싱크홀의 간격은 10여 ｍ에 불과한 것으로 측정됐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고려하면 싱크홀은 인근에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제거하지 않으면 시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해운대구는 일단 싱크홀 발생이 BRT 공사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BRT 공사는 도로 표층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과거 도시철도 건설 공사 과정에서 배수된 인근 지하수가 싱크홀 발생의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토사유실에 대한 방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상하수도가 매설된 곳에서는 상하수도의 유출로 인접 토사가 쓸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따라서 관계 당국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정확하게 밝혀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싱크홀이 발생한 인근 지역은 평소 차량 통행량이 매우 많은 곳이다. 자칫 야간 등에 싱크홀이 발생할 경우 안전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크다. 철저한 안전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