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게 대학·연구 관련 비리다. 아무리 지탄을 받아도 끝없이 불거지니, 이제는 만성적 비리라는 인상마저 든다. 더욱이 일부 교수의 노골적인 비위 행위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근래 교육부 감사에서 전국 50개 대학의 전·현직 교수 87명이 139건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사실까지 드러났으니 말이다.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교수사회에 윤리의식이 부재한 게 문제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이번에는 국립대인 부경대의 교직원들 비리가 도마에 올랐다. 그제 교육부의 부경대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인사·복무 등에서 58건의 문제가 확인됐다. 그중에는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과 같은 제목으로 연구과제를 신청해 연구비 1000만 원씩을 받은 교수 2명이 들어 있다. 또 제자의 학위논문을 출처 표시 없이 단순 요약한 후 학술지에 같은 제목으로 싣고 연구과제 결과물로 제출한 교수도 적발됐다고 한다. 참담하고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국가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허위 회의록으로 460차례에 걸쳐 3000만여 원의 회의비를 부당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어느 교직원은 23차례 무단결근하고도 연가보상비 등으로 수백만 원을 받기도 했다. 상아탑인 대학사회에서, 그것도 국립대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어 말문이 막힌다. 이 대학은 4년 전에도 모 교수가 군 입대한 자녀를 연구원 명단에서 빼지 않고 매달 수십만 원의 연구비를 지급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우리 대학에서 연구비·논문 관련 등의 비리와 부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간 밝혀진 것만 해도 도덕적 해이와 일탈 행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다. 거듭된 감사에도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개인의 양식 문제도 있지만, 교수가 절대적 권위를 갖고 투명하지 못한 대학사회의 구조적 맹점도 있을 터다. 따라서 일벌백계로 엄히 다스리는 것 외에도 권한 분산이나 상호 견제시스템 등의 제도적 근절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