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제조업체들이 해외 판로 개척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최근 해외 전시회 참가 업체 수를 집계한 결과 2017년 72곳에서 작년엔 97곳, 올해는 116곳으로 늘었다. 참가 업체가 2년 만에 61%나 증가한 것이다. 내수 경기가 위축된 데다 미중 무역 전쟁 때문에 대기업을 통한 간접 수출 방식에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위기에 몰린 조선기자재나 자동차부품 등 지역 제조업이 직접 수출과 수출국 다변화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부산경제진흥원 등이 실시한 해외 무역설명회 결과를 보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작년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에서 가진 행사에서 지역 업체 상당수가 현지 기업과의 납품 계약을 성사시켰다. 기술 협력까지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조선기자재의 경우 선박 플랜트 철강 등 사업 다각화 영역이 넓어 수출 길만 열리면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하니 희망적이다. 700척의 어선 건조가 계획된 러시아 시장을 업계에서 공들여 노크 중인 것도 모두 이런 시장 개척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6개월째 하락세다. 경상수지는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더 격화되면 수출액이 1조 원 감소할 것이라는 잿빛 전망도 나왔다. 수출의 80%가 대기업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대기업에 납품하는 지역 중소기업도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지역 기업이 직접 수출 판로를 열되 미국이나 중국 의존에서도 벗어나 보다 다양한 국가를 찾는 작업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힘들지만 자생력 확보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물론 새로운 수출 길 개척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해외 설명회 한두 번 갖는다고 새로운 바이어가 줄서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역 제조업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은 인정받고 있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전략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항상 아쉬운 건 해외 현지 실정과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다. 부산시와 부산상의가 코트라나 무역협회 등과 연계해 지원 방도를 찾아야 한다. 정부도 지역 중기 돕기에 발벗고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