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주최한 취업박람회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다. 규모는 크지만, 실제 고용 효과는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부산광역권 일자리박람회’가 대표적이다. 국제신문 취재팀의 취재 결과 취업박람회인데도 면접을 하지 않은 기업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력서조차 받지 않는 등 채용에는 관심이 없는 기업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한 취업박람회가 많다 보니 채용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부산 잡 페스티벌’의 경우 현장 면접을 본 사람은 2802명이나 됐지만, 취업한 사람은 442명에 그쳤다. 당초 채용 계획이었던 90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실정이니 취업박람회를 왜 하느냐는 말들이 나온다.

채용 계획도 없는 기업이 정부나 자치단체 주최의 취업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달 30일 취업박람회 역시 시는 참가 기업에 무료 경영 컨설팅, 개인 기업의 법인 전환, 대출 지원, 무료 홈페이지 제작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직원을 채용한 경우 업체는 급여를 보전받거나, 공모 사업에 유리한 실익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다양한 혜택을 노리고 취업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니 ‘일부 기업이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는 가뜩이나 취업난에 고통받는 취업준비생을 두 번 울리는 격이다. 혈세를 들여 좋은 취지로 개최한 취업박람회가 이래서는 안 된다. 손볼 때가 된 것이다. 개최가 목적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제 고용시장에서는 기업과 구직자 간의 ‘미스 매치’가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내실 있게 취업박람회를 준비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채용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고,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지원을 축소하는 등의 보완책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사만 개최하고 채용은 기업 재량이라는 식의 자세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