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소음 정치’ 그 낡은 정치공학의 무례함 /이승렬

정치인 막말 짜증 유발, 혐오 부추기는 낡은 정치…그 이면 도사린 셈법 뻔해

국민 무시한 무례와 오만, 禮 갖춘 위안 정치 회복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즘 우리 정치인들이 주고받는 말이 너무 드세다. 경청과 공감, 이해는 오간 데 없다. 폭력적이고 파괴적이기까지 하다. 괴롭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저녁 방송과 아침 조간신문을 통해 파괴적 막말을 무시로 듣고 봐야 하는 국민이 어떻게 편한 잠자리와 상쾌한 아침을 맞을 수 있을까. 정치의 근본 목적이 ‘국민을 편안케 하는 것’이라는 것은 사전에나 나오는 말이 됐다. 한마디로 ‘소음 정치’의 시대다.

정치인의 날선 비판의 소리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요즘처럼 소음 수준이 돼 버린 것은 그런 정치인들을 대표로 뽑은 이 시대 국민들의 비극이다. 막말에도 종류와 급수가 다양하다. 최근 대표적 막말로 떠오른 ‘달창’ 발언을 비롯해 ‘박쥐 정치인’ ‘한센병 환자’ ‘김정은 대변인’ ‘도둑질’ 등의 표현은 말한 이의 저급함을 드러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니 그렇다 치자. ‘다이나마이트로 청와대 폭파’ 발언이나, ‘군과 정부의 입장은 달라야 한다’ 등의 한국당 지도부의 발언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박정희 정권의 탄압에 저항하며 남긴 저 유명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와 같은 격조와 울림의 정치적 수사를 기대할 수는 없단 말인가.

그런데 이런 ‘소음 정치’의 이면에는 고도로 계산된 정치공학적 셈법이 깔려 있음이 분명하다. 최근 잇따른 막말 파동의 진원지가 된 자유한국당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 지지층 결집 효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에 머물던 지지율이 30% 안팎까지 올랐다. 두 번째 이유는 국정 발목 잡기다.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우며 국회를 버리고 장외 투쟁을 하면서 시급한 민생법안과 추경안 처리를 지연시킴으로써 정부의 정책 수행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1만9896건의 법률안 처리율은 30%에 그친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들어 본회의 개회 일수는 3회에 불과하고, 지난달 5일 이후 두 달 가까이 장기 휴업 중이다. 원외 인사인 황 대표로서는 존재감을 올리는 효과를 누렸겠지만, 나경원 원내대표와 대다수 국회의원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어 보인다. 그 와중에 일부 국회의원의 막말이 쏟아졌다. 존재감을 높이려는 안간힘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수긍 가는 대목이다. 세 번째는 정치 혐오 부추기기다. 막말 정치는 다수 국민, 특히 젊은 층의 정치 혐오와 무관심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누구에게 유리할까? 기존 정치 문법과 각종 선거에서의 세대별 투표율에서 20~40대에 비해 장년 노년층의 참가율이 현격히 높은 점 등을 감안하면 해답은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기존의 정치공학적 계산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확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한계가 뚜렷하고, 스스로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일반 국민들의 ‘정치 내공’도 만만찮게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6일(한국사회여론연구소)과 27일(리얼미터) 나온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모두 50%대를 회복했다. 황 대표의 ‘온 나라가 지옥’이라는 표현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게다가 국회 파행 책임이 한국당(51.6%)에 있다는 여론이 민주당(27.1%) 책임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는 조사도 나왔다.

그나마 장외에서 ‘아웃복싱’을 구사해 온 황교안 대표가 27일 ‘정책투쟁’을 선언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미 황 대표의 장외정치는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로서 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거 천막당사 투쟁을 떠올리게 하는 낡은 행태라는 평가가 있는 만큼, 참신성은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차제에 황 대표에게 한 가지 ‘팁(Tip)’을 주고자 한다. 진정으로 정권을 되찾고 싶고 국민의 지지를 확장하려 한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당 내 막말 금지령’을 내려 보라. ‘소음 정치’를 일삼는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출당과 함께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선언해 보라. 품격의 보수를 자임하는 보수 지지층은 물론이고 상당수 국민이 호응할 것이다. 현실이 버겁고 일상이 힘든 국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지는 못할 망정 소음과 짜증만 유발하는 정치를 계속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구소련의 음악가 쇼스타코비치의 삶을 재구성한 줄리언 반스의 소설 ‘시대의 소음’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무례함과 독재는 깊은 연관이 있었다. 레닌이 자신의 정치적 유서를 구술시키고 후계자가 될 만한 사람을 고를 때, 스탈린의 큰 결점을 ‘무례함’으로 보았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다. 레닌의 우려대로 스탈린은 독재자가 되었다. 동양 정치의 큰 스승인 공자도 “예(禮)와 겸양으로써 정치를 할 수 있다면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논어, 이인(里仁)편)”라고 일갈했다. 황 대표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편집부국장 bungse@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집콕으로 뻐근한 허리엔 스트레칭…마스크 트러블엔 충분한 보습
  2. 2통합당 공천 탈락 정승재 무소속 출마 선언
  3. 3 큰 인물론(김두관) vs 토박이론(나동연)…양산을 누구 인물론이 통할까
  4. 4부산공동어시장 공영화 추진 또 ‘멈칫’
  5. 5[서상균 그림창] 선심?
  6. 6코로나19 ‘뉴노멀’ 시대 <1> 일터의 변신
  7. 7산청함양거창합천 강석진·김태호, 인터뷰 무산놓고 정면 충돌
  8. 8 기장 최택용, 정부에 마스크 자택 무상배달 제안
  9. 9연제구새마을지회, 연제문화원에서 수제 면 마스크 제작
  10. 10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3월→6월→연말 추가연기
  1. 1문재인 대통령 “소득 하위 70%, 4인가구 기준 100만 원 긴급재난지원금”
  2. 2 문재인 대통령 “ 긴급재난지원금, 소득하위 70%·4인 가구 100만 원”
  3. 3文 대통령 “4인 이상 가구 100만 원 … 고통과 노력 보상받을 자격 있어”(종합)
  4. 4북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하자, 미 해군 정찰기 남한 비행해
  5. 5더불어민주당 “추경 편성에 박차 가해야”
  6. 6‘인당 1억 지원, UN본부 판문점 이전’ 등 공약에 대해 물었습니다
  7. 7부산 북구, 관내 청소년에게 ‘한가득 희망박스’ 지원
  8. 8김해시 “해외 유입자 역감염 방어에 행정력 총동원”
  9. 9안철수 “여야 비례위장정당 심판해달라…균형자 역할 정당 필요”
  10. 10 권영진 대구 시장 피로누적으로 자택요양중
  1. 1부산공동어시장 공영화 추진 또 ‘멈칫’
  2. 2해양대 ‘해양 인공지능 융합전공’ 개설
  3. 3부산~후쿠오카 퀸비틀 취항 9월 이후로 연기
  4. 4금융·증시 동향
  5. 5주가지수- 2020년 3월 30일
  6. 6해수부, 안전한 조업활동 지킴이 ‘어선안전정책과’ 출범
  7. 7KIOST, 주름개선 바이오메디컬 소재 개발
  8. 8
  9. 9
  10. 10
  1. 1당정청 소득하위 70% 가구에 100만원...文대통령 결정만 남았다
  2. 2교육부, ‘초중고 온라인 개학 ·고 3만 등교 · 개학 연기’ 등 다각도 검토 …내일 발표
  3. 3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아이돌봄쿠폰 등과 중복수급 가능 ”
  4. 4부산시, 113·114번 확진자 동선 공개…두 환자 모두 해외입국자
  5. 5 대구시 긴급생계지원사업 오늘 공고 … 4인 가구 80만 원
  6. 6해운대구, 재난기본소득 1인당 5만 원 긴급 지원
  7. 7오늘(30일) 부산 날씨 맑음, 모레 비 소식
  8. 8거창군 코로나19 종합 대책 전 군민·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지급
  9. 9부산서구, 재난기본소득지원금 전 구민 5만원 지급
  10. 10부산 시청 민원실에 신나통 들고 찾아온 남성, 경찰과 대치 끝에 검거
  1. 16월로 연기된 부산 세계탁구대회 개막 또 연기
  2. 2 옛법택견 이제 링 위에서 증명한다
  3. 3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3월→6월→연말 추가연기
  4. 4“다저스, ML 시즌 취소 시 가장 큰 타격”
  5. 52군에 혼쭐난 거인 선발…따끔한 예방주사
  6. 6K리그 ‘일정 축소’는 합의, 개막시점은 미정
  7. 7코비 고별경기 수건, 경매서 4000만 원 낙찰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찾기 위해 /손현진
국제관광도시로 가는 부산 킬러콘텐츠 /장순복
기자수첩 [전체보기]
억측과 갈등만 낳는 낙동강청 /임동우
양산 도로 침하 사고의 교훈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강강술래와 농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자화자찬이 아니라 묵묵하게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리턴 매치
동학개미운동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아시정구지의 추억
깻잎무침 두 장 컵라면 하나
사설 [전체보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침체된 소비 진작 마중물 되길
해외입국자 2주 격리, 보다 세밀한 관리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르네상스
영화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것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