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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농지개혁 7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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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낸 조봉암(1899~1959)은 평화통일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했다. 지금이야 매우 황당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이승만 독재정권 시절의 사회 분위기는 그리 엄혹했다. 당시 대법원은 평화통일 실현, 수탈 없는 경제체제 확립, 혁신정치 실현 등 조봉암이 만든 진보당의 강령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도 그에 대한 간첩죄는 인정했다.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 사법살인이었다.

조봉암이 이승만 정권의 표적이 된 건 농지개혁 때문이다. 그는 농림부 장관이 되자 농지개혁에 전력을 쏟았다. 수탈 없는 경제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선 농사 짓는 사람이 토지를 소유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사회가 실현돼야 한다는 신념의 발로였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농사 짓지 않는 자가 소유한 농지나 총면적 3정보(9000평) 이상의 농지를 국가가 유상매수해 땅 없는 농민에게 유상분배’하는 농지개혁법이 1949년 4월 27일 제헌국회 본회의에서 제정됐다.

그로 인해 조봉암은 지주들의 정당인 한국민주당과 그 후신 민주국민당의 정치공작으로 공금 유용 누명을 쓰고 취임 6개월 만에 농림부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승만 정권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농지개혁 등 활발한 민생정치 활동으로 신뢰를 얻은 조봉암이 1956년 5·15 대통령 선거에서 200여만 표를 획득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자 진보당 사건을 일으켜 죽여버렸다. 조봉암은 억울하게 숨졌지만, 그가 뿌린 씨앗은 엄청난 결실을 낳았다. 1945년 말 우리나라 전체 경지면적의 35%에 불과했던 자작농지가 농지개혁 직후인 1951년 말에는 96%로 치솟았다. 수천 년 우리 역사 내내 민중들이 염원했던 ‘경자유전 혁명’이었다.
하지만 자작농 육성정책이나 농지제도 사후관리의 미비로 농지개혁 이전 상태로 차츰 되돌아가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농지뿐 아니라 전 국토의 대부분이 소수 부동산 부자의 수중에 들어가버렸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07~2015년 우리나라의 개인 토지는 상위 10%가 64.7%를, 법인 토지는 상위 1%가 75.2%를 소유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지주들에게 임대료 매매차익 등 358조 원의 소득이 돌아갔다. 불로소득이다. 토지는 사유물이 아니라 햇볕처럼 천연의 공공자산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토지 공개념을 바탕으로 대책을 펴고 있지만, 규제가 약해 효과는 미미하다. 농지개혁 70주년을 맞은 오늘, 토지개혁에 대한 바람이 간절해진다.

이경식 논설위원 yis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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