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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심한 주기장 균열 이유 /임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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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장 주변 포장 도로에 균열이 발생한 건 김해공항이 평야 지역에 있어 자연풍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항공기 엔진에서 뜨거운 바람도 나오고요. 게다가 포장을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균열이 생긴 것 같네요.”

김해공항 주기장(駐機場, 항공기가 승객을 태우고 내리기 위해 대기하는 장소) 주변 포장 도로에 균열이 생긴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국공항공사와 감리단 관계자가 내놓은 답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인 까닭에 답변을 들을 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취재 내용을 정리할 때부터 찜찜함을 지우기 어려웠다. 기사를 쓰면서 ‘그런 사실을 미처 몰랐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또 “공항에서 공사를 하면서 이런 사정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묻지 못한 게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공항은 원래 산에는 짓지 않는다. 항공기 운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산 등 장애물을 피해 탁 트인 평야나 해안가에 짓는다. 김해공항 역시 김해평야의 너른 부지에 지어졌다. 공항에 강한 바람이 부는 건 당연한 것이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뜨거운 바람이 분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한다고 해도 항공기 엔진에서 차가운 바람이 나온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공항공사와 감리단은 앞서 내세운 이유가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주기장 주변 포장을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한 까닭에 품질 관리가 고르게 못했다고 부연했다.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기계가 사람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건 하나 마나 한 얘기다.

공항공사와 감리단은 너무도 당연한 ‘조건’을 몰랐던 탓에 지난해 7월부터 무려 9개월 동안 항공사와 승객에게 불편을 끼쳤다.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항공사와 승객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조차 없었다. 공항공사와 감리단은 항공기 손상과 운항 지연을 막고자 고군분투한 항공사의 노력은 물론 덥고 추웠던 지난해 여름과 올겨울 비행기를 타기 위해 버스를 타고 활주로 주변을 내달려야 했던 승객의 불편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공항공사가 해야 하는 건 재발방지 약속이 아니다. 너무도 당연한 걸 몰랐던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는 것이다. 공항공사에게 묻는다. 그렇게 당연한 걸 왜 몰랐나요?

사회부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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