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장애인 콜택시에 지급하던 봉사료를 다음 달부터 대폭 삭감하겠다고 한다. 현재 건당 1500원인 봉사료를 500원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봉사료는 장애인 승객의 경우 승하차 시 별도 보조가 필요하거나 병원 치료 등이 끝날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긴 점 등을 감안한 보상 성격의 보조금이다. 이 예산이 해마다 늘어 작년 10억 원이었는데 올 7월부턴 이용 가능 장애인의 폭마저 확대됨에 따라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산시 논리다. 이에 대해 콜택시 업계는 물론 장애인들까지 “차라리 장애인 콜택시를 없애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장애인 콜택시는 휠체어 장애인 전용택시인 두리발과는 별개로 부산시가 2012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장애인 교통정책이다. 휠체어를 타지 않는 장애인들이 일반 콜택시 중에서 이 사업에 참여하는 택시를 이용하면 요금의 65%와 건당 봉사료 1500원을 부산시가 지원해왔다. 그 덕분에 1,2급 시각·신장·지적·자폐 장애인 1만5000여 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이용건수는 작년 한 해 68만 건, 일평균 1863건이었다.

이용 증가에 따라 투입되는 부산시 예산도 택시 요금보조와 봉사료를 합해 2013년 13억 원에서 작년엔 53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그만큼 장애인에겐 필요한 복지서비스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 장애등급제 폐지로 인한 수요 확대를 걱정하는 부산시의 주장은 설득력이 낮아보인다. 기존 콜택시 이용자는 대부분 시각 및 신장 장애인이고 올해부터 추가된다 한들 그 인원 수는 100명도 안 된다는 것이다.

콜택시 이용이 무한정 가능한 게 아니라 월 횟수나 금액에 제한이 있는 판에 봉사료마저 줄이는 건 지나치다. 소요 예산이 급증하는 배경엔 부정 혹은 과잉 청구 의심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부산시는 부정하게 새는 곳은 없는지부터 살펴보는 게 맞다. 장애인 복지의 수준이 그 사회의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 13조 원의 예산을 쓰는 부산시다. 장애인 콜택시를 선도적으로 도입해놓고 이제 와 봉사료를 깎겠다고 나선 부산시를 다른 시·도에선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