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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이 금융중심지에 이르는 길 /이정환

금융중심지 지정 10년, 실제 역할 했는지 의문

기관들 추가 유치보다 항만·상권과 융합 절실, 정부 사업 연계 전략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26 19:24:21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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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외국금융인과의 만남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그것도 반도의 동남쪽에 위치한 부산에서 외국계 금융기관 인사들과의 만남은 흔치 않는 일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부산은 옛날부터 국제도시요 개방도시이다.

조선 시대부터 부산에는 일본인들이 거류하는 왜관이 설치되어 국제무역이 성행하던 곳이어서 일본인들이 상업활동이 많이이루어졌다. 해방 당시 부산 중심거리의 전경사진을 보면 규모는 작지만 서울보다도 더 번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1950, 60년대까지도 부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항구도시로 신발, 합판, 철강 같은 산업으로 우리나라 수출을 선도하면서 무역과 항만해운업에 종사하는 외국인이 많이 왕래하곤 했고 자연스레 국내금융을 주로 하는 은행, 증권회사들이 북항 부근 중앙동에 집중되었다.

그렇지만 국제금융분야의 활동은 그다지 보이지 않다가 2009년에 와서야 정부가 금융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한 이후 금융공기업들이 부산으로 이전해왔다. 이제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10년이 경과했지만, 금융공기업이 이전해 온 것을 제외하고 실제 금융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지에 대하여는 의견이 많다.

문제는 금융공기업만 이전해 오면 금융중심지가 될 것인가? 지금도 부산의 여러 전문가는 금융기관 추가 유치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금융산업이 발전할 주변여건을 조성하는 일을 병행하는 것이다. 흔히 금융이 산업의 동맥이라고 하여, 금융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산업과 무역활동이 발전할 수 없지만, 반면에 경제활동이 뒷받침되지 않고 금융만으로는 금융산업이 크게 성장할 수가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활동은 대부분 수도권에 치우쳐 있는데, 수도권에 있는 회사와 공장을 통째로 부산으로 가져올 수는 없을 것 아닌가! 지금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는 보통 부산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문현금융단지에 갇힌 외딴섬이나 다름없다. 서울에서 이전한 금융공기업 직원들 35% 정도가 부산으로 이주해왔고, 문현금융단지에 38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어서 점심시간에는 식사한다고 북적대지만, 주말과 저녁만 되면 상가에는 손님 없는 텅 빈 가게가 많다.

그렇다면, 부산의 금융중심지를 어떻게 육성시켜서 부산의 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밑거름으로 국가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신흥 금융중심지로 우뚝 솟은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Canary wharf) 금융지구의 발전 방식이 좋은 교훈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런던 템스강변의 부두지역인 카나리워프는 20세기 초까지 세계 제일의 항만이었으나, 콘테이너 선박의 등장으로 슬럼화되었다가, 1980년대 말 영국 정부의 공영개발로 세계적인 신흥 금융중심지로 재탄생했다. 카나리워프에는 바클레이스, HSBC, 씨티그룹, JP모간, 모건스탠리, 무디스, S&P글로벌, 톰슨로이터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 ICT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세계 최대 핀테크 중심지로 위상을 갖추고 있다.

카나리워프는 단순히 사무실 밀집지역으로만 되어 있지 않고 부대시설도 함께 들여 그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개발됐다. 소매상점 컨벤션센터 공원 광장 등으로 환경을 조성하여, 금융지역 내 사무실 근무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고, 외부 인구까지도 유인하여 고급 중저가 리테일을 제공함으로써 런던시의 주말 상권까지 형성되었다.
부산 금융중심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현재의 부산국제금융센터에 금융기관이 한두 개 더 입주한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문현금융단지를 커뮤니티로 조성하여 주변의 항만, 상권과 어떻게 상호 소통·융합하는 노력을 잘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문현금융단지와 서면·전포동 상권과의 연결, 주변의 자유도매시장 평화도매시장 등 전통시장과의 연계, 그리고 북항재개발사업과 묶어 동천 주변을 핀테크 등 금융테크노파크화하여 파리 센강변 정도로 조성하는 방안 등 치밀한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 문현금융단지를 금융중심지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부산 도심재생사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금융중심지 발전에 담을 알맹이들을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분석하여 중·장기·단기 전략과 비전을 마련하고, 세부 실천계획, 자금 조달방식, 투자 유치전략 등을 총합적으로 수립해서 추진해나가야 될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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