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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中企를 위한 금융은 없다?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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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서울 강남 부자들에겐 전기료 떼일 걱정 없으니까 전기료를 싸게 물리고, 저기 산복도로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비싸게 받는다면 말이 됩니까? 지금 은행들 ‘이자장사’가 꼭 그렇지 않습니까?”

30년 된 꽤 탄탄한 사업체를 두고도 1금융권에 10%가 넘는 이자를 내고 있다는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를 물려 대출해 주는 것은 상식이라고 치자. 그런데 그 차주가 높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갚았다면 상환에 대한 위험부담이 해소됐으니 다음 번엔 이자를 낮춰주든지 아니면 이자의 일부분은 돌려주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야 개인이든 기업이든 성장의 기회가 열린다. 요즘같은 불황엔 기업들의 금융부담은 가중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혜택을 봤다는 기업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담보가 없거나 매출이 급감해 지원 기준을 통과하기가 어려운 탓이리라.

부산 강서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지금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기업들의 애로가 많다”며 “한계기업, 좀비기업들까지 다 지원해 주라는 게 아니다. 이 고비만 넘기면 성장할 수 있는 업체들이 있는데 그런 곳은 옥석을 가려서 힘이 부칠 때 당국이 좀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기보나 신보 보증도 7년, 10년 지나면 일부를 상환하라고 한다. 요즘처럼 어려울 땐 유지하기도 힘든데 회수를 당하니 견디기가 어렵다. 시중은행은 몰라도 이런 국책금융기관에서라도 상환을 좀 유예해주면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도 신용이 하락하면 3개월씩 연장을 받으니 피가 마른다고 했다. “이자 잘 내고 연체가 없으면 최소 1년씩은 연장시켜 줘야 숨을 쉴 수 있지 않겠나. 정책하는 분들이 이런 고통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의 하소연을 들으니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이니 ‘포용적 금융’이니 하는 구호가 공허하게만 느껴졌다. “열심히 일하는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금융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세금 풀어 무차별적으로 주는 무상복지보다 훨씬 좋은 정책”이라는 이들의 절규를 당국이 새겨듣길 기대한다.

서울경제부 차장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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