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공중 수목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대 오리엔트 세계의 중심 도시 바빌론에는 전설적인 바벨탑을 비롯해 수많은 건축물이 지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은 공중 정원. 신바빌로니아 왕국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기원전 605~562년 재위) 당시 건설한 걸로 추정되는데,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그 시대 사막지대에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수목원을 만들고 물까지 끌어올려 꽃·나무를 키웠다고 하니, 수수께끼로 여기고도 남는다.

이 정원은 산지와 수목이 많은 나라에서 바빌론으로 시집 온 왕비를 달래기 위해 조성됐다고 한다. 왕궁 내 가로·세로 각각 400m 넓이에다 토대를 깔고 계단식 건물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피라미드 형태였던 걸로 전해진다. 총높이는 확인된 게 없지만, 멀리서 보면 왕궁 지붕에 거대한 숲을 이룰 만큼 장관이었다니 오늘날의 수십 층 빌딩 규모로 짐작된다. 아마도 바빌론의 역대 왕들은 뜨거운 햇볕을 피해 이곳 정원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지 않았을까 싶다.

바빌론의 공중 정원이 아니어도 인간의 향수는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푸름과 맑은 공기에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근래 고층 건물에 정원이 들어가는 사례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올 하반기 개장을 앞둔 중국 상하이의 복합건물 ‘1000트리(tree)’는 이름 그대로 1000개 나무를 품었다. 2년 전 국내에서 준공된 어느 대기업의 22층 사옥도 상부 5개 층에 정원을 넣어 눈길을 끌었다. 업무공간을 줄이는 대신 근무자들이 자연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식물이 있는 사무실에서 일하면 건강에 더 좋다’는 얼마 전 네덜란드 대학의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하는 듯하다.

옛 부산시청 자리(중구 광복동)에 건립되는 롯데타워(총높이 380m) 상층부에 공중 수목원을 조성하는 것도 이 같은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치유·배움·놀이·기억·맛 등 6개 테마로 꾸며지는데, 이 정도 높이의 정원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당초보다 건축 층수를 대폭 낮춘 데다 논란이 됐던 주거시설을 모두 배제하고 ‘도심 속 수직공원’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침체된 원도심 일대에 새로운 활력소이자 관광 랜드마크로서도 기대를 모을 만하다.
각종 개발로 도시 내 녹지가 점차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 그러니 푸른 수목에 대한 인간의 향수와 간절함은 더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고층 건축 시대가 낳은 공중 수목원이 그걸 얼마나 대신하고 효과를 발휘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진료실에서] 오십견 치료 늦으면 후유증 클수도
  2. 2국악계 명인들, 김정수 감독 취임 축하위해 부산 온다
  3. 3칸 황금종려상 ‘기생충’ 1000만 관객 돌파
  4. 4사망률 1위 폐암…맞춤형 표적·면역치료로 장기 생존율 높인다
  5. 5톱스타 송중기·송혜교 부부, 위자료·재산분할 없이 이혼
  6. 6[세상읽기] 한국 첫 경제학자가 쓴 ‘윤리학 교과서’ /이호철
  7. 7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40> 한여름밤 음악회의 소확행
  8. 8붕괴 우려 경고에도 방치하더니…죽도공원 암벽 ‘와르르’
  9. 9부산한국당 공천 ‘이언주 변수’…내년 총선 전 입당해 출마 유력
  10. 10[서상균 그림창] 우주 관측
  1. 1한일갈등 분수령 직면 文대통령…"할 수 있다" 극일 의지 강조
  2. 2태풍 “다나스” 피해에 따른 해양쓰레기 수거 총력 추진
  3. 3부산한국당 공천 ‘이언주 변수’…내년 총선 전 입당해 출마 유력
  4. 4욕설·몸싸움…막장 치닫는 바른미래당
  5. 5부산 개조론-경제 실정론…부산 여야 총선 앞두고 ‘경제전쟁’
  6. 6“정의당, 부산 9곳 총선 후보 내겠다”
  7. 7호르무즈 파병·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유지…청와대, 미국 움직일 카드로 검토
  8. 8부산진구 연지동 새마을지도자 결연경로당 어르신 삼계탕 대접
  9. 9여야, 추경 처리 의사일정 합의 불발
  10. 10국회 외통위, ‘일본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여야 만장일치 채택
  1. 1한국해양수산개발원 차기 원장, 강준석·장영태·정명생 3파전
  2. 2난항 겪던 ‘시청앞 행복주택’ 가구 수 축소로 ‘가닥’
  3. 3줄잇는 e스포츠 행사…부산 게임도시 외연 넓히기
  4. 4대우건설, 괴정3 재건축 시공 맡는다
  5. 5부산~강릉 동해선 전 구간 전철 달린다
  6. 6예·적금 1% 금리 예고 속, 카카오뱅크 ‘5% 상품’ 출시 1초 만에 다 팔려
  7. 7ICT 수출 8개월째 내리막
  8. 8극지해설사 9월부터 전국서 활동한다
  9. 9‘국민 생선’ 고등어 1인당 연간 2.8㎏ 소비
  10. 10‘7말8초 여름휴가’ 8800만 명 이동
  1. 1(2보) 부산 시민단체 일본영사관 진입, 아베규탄 시위...경찰과 충돌
  2. 2도살 위기 부산 구포시장서 구조된 개, 11마리 새끼 낳아
  3. 3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 쓰레기 수거 총력
  4. 4‘사법농단’ 양승태 석방… 재판부 직권보석 결정, 양승태 측은 반발
  5. 5카카오뱅크 5% ‘1초 완판’ 논란에 “예금 절차는 이후 링크를 통해 보내 준 것
  6. 6광안리 해수욕장, 태풍 ‘다나스’의 흔적…쓰레기로 가득찬 모래사장
  7. 7오늘 절기상 ‘중복’…태풍 지나간 뒤 폭염 시작 되나
  8. 8진해 선박 제조업체 구조물 붕괴로 5명 부상
  9. 9부산진구 중복맞이 삼계탕 6천그릇 나눔 행사
  10. 10양승태 전 대법원장, 법원 보석 석방 결정 수용하기로
  1. 1손흥민 롤모델 호날두 맞대결 “항상 위협적인 선수”
  2. 2토트넘, 유벤투스에 승리…손흥민 ‘우상’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
  3. 3 출발대 장비 문제 속출…홀로 뛴 선수들
  4. 4제12회 태종대 혹서기 전국 마라톤대회 성료
  5. 5디 오픈 챔피언십, 박상현 16위로 대회 마무리
  6. 6윔블던 '선전' 권순우, 투어 대회 단식 본선 진출
  7. 7여자수구, 최종전 쿠바에 0-30패…최종 16위로 마무리
  8. 8보르도 황의조, 프리시즌 매치서 데뷔전…후반 교체 출전
  9. 9라우리, 클라레 저그 품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박상현 16위
  10. 10황의조, 프랑스 보르도 입단 첫 경기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안전한 급식으로 아이들에게 건강을 /박희옥
약사 위상강화와 전문 보조인력 필요성 /정연일
기자수첩 [전체보기]
비만 오면 반복되는 악몽 /배지열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권을 넘어설 지위는 없다 /이병욱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新친일파 논란
‘파리 목숨’ 감독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사설 [전체보기]
공중선 지중화 신공법, 안전·미관 개선 기대 크다
시·업체 다툼에 이용객만 피해 본 화명야외수영장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