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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새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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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궁(法宮)은 으뜸 되는 궁궐을 말한다. 제1 궁궐을 뜻한다. 조선의 법궁은 경복궁이다. 정문은 국왕이 드나드는 광화문이다. 광화문은 법궁의 정문이었기에 이궁보다 규모가 웅장하고 화려했다. 이 광화문 앞쪽으로 난 도로가 세종로이며, 세종로 사거리와 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도로 중앙이 요즘 화제가 되는 광화문광장이다.

   
조선 시대에는 이 광화문광장 일대를 육조거리라고 불렀다. 길 좌우에 이·호·예·병·형·공조의 육조 관아가 배치돼 있었던 데서 유래됐다. 지금도 경복궁 뒤편에 청와대가, 광장 서쪽에 정부종합청사가 들어서 있다. 국가를 상징하던 한성부 대로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중심이 강남으로 많이 옮겨갔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의 심장은 광화문광장 일대다.

광화문광장이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2009년 8월 1일. 중앙분리대를 없애고 왕복 16차로를 10차로로 줄인 뒤 길이 550m, 너비 3m의 광장으로 만들어 개방했다. 투입된 예산만 700억 원. 재단장 후에도 광장 양쪽 편도 5차로 때문에 접근성은 떨어져 세계 최대 중앙분리대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이 광장에는 일 년 내내 시위와 농성이 벌어진다. 박근혜 정부의 몰락으로 이어진 ‘촛불 혁명’을 이끈 중심이기도 했다. 열린 공간이 가지는 개방성과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광화문광장을 서울시는 10년 만에 다시 손본다고 한다. 시민 접근성과 보행 편의를 높이고 광화문의 역사성을 살린다는 취지에서다. 박원순 시장은 1040억 원을 들여 10차로를 6차로로 줄이고 지금보다 3.7배의 광장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다 세종문화회관~광화문역~시청역 등 세 곳으로 분리됐던 지하 구간을 연결해 동대문까지 길이 4㎞의 지하 보행길을 완성할 계획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파주~동탄)의 광화문역을 신설하고 도시철도 5개 노선과 연결하는 초대형 역사도 조성한다. 역 신설 사업에는 150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 이런 프로젝트는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할 것이란다.
일부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상을 옮기고 광장 바닥에 촛불 이미지를 새기는 문제와 교통 체증을 이유로 논란은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렵게 조성한 송상현광장조차 활용하지 못하고 고립된 ‘섬’으로 방치하는 부산의 현실을 떠올리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꿈꾸고 추진하는 서울시의 배포와 600년 수도의 역사성이 부럽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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