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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 붙은 크라우드 펀딩 /민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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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창업 현장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얘기다. 그때는 분명 “부산 지역에 크라우드 펀딩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고민”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렸다. 그래서 일선 창업계는 ‘진짜’ 돈이 아닌 ‘가상’의 자금을 주변 지인에게 준 뒤 투자를 하는 형태로 시장의 분위기를 조사했다. 부산에서 100만~200만 원 모금에 도전할 때 서울에서는 이미 수천만 원 단위의 모금이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달성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2년이 지난 현재 부산지역의 크라우드 펀딩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일선 창업 현장에서 스타트업이나 기관 관계자들이 스마트폰에 결제 화면을 띄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소액 단위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마음에 드는 스타트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은 올해 지역의 액셀러레이터와 손잡고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예탁원이 내건 기치는 ‘3F 운동’. 가족(Family) 친구(Friend) 팬(Fan)이라는 뜻이다. 누군가는 Fan 대신 ‘바보’라는 의미의 Fool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미 전 세계 창업계에서는 상징적으로 쓰는 용어다. 가까운 지인이 투자하거나 가능성만 보고 투자를 한다는 의미에서다.

초기와 달리 지금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통상 크라우드 펀딩이 20~30%의 성공률을 보인 반면 이번 사업에는 무려 80%(10개 중 8개)가 성공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부산지역 선배 기업인이 다수 동참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후배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는 의미에서 또는 장래의 사업 파트너를 육성한다는 뜻에서 지분을 샀다.

크라우드 펀딩에 나선 기업의 면면도 흥미롭다. 2008년 기능성 화장품 제조업체(엘큐어)를 창업한 50대 여성 기업인은 그동안 병원을 중심으로 영업해 매년 1억~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기 직전 액셀러레이터는 이 기업의 가치를 15억 원으로 매겼다. 크라우드 펀딩에는 7500만 원의 자금이 모였다. 이 돈을 생산 설비 구축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 벗어나 편의점 납품 계약이 성사돼 내년 매출은 50억 원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크라우드 펀딩이 성장의 가교 구실을 제대로 한 셈이다.
앞으로는 선배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탁원은 크라우드 펀딩의 성격을 투자 개념이 아닌 기부 개념으로 접근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상장하면 크라우드 펀딩에서 사들인 지분은 ‘대박’이 터지는 셈”이라며 “투자보다 기부 개념으로 접근해야 선배 기업인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부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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