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숙원사업인 서부경남KTX(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7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최근 정부 관련부처와 협의를 통해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또 민자 유치가 어려우면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방법도 검토하겠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경제성 부족을 내세워 서부경남KTX 건설을 외면했던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경남도에 아주 반가운 소식임이 분명하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연결하는 서부경남KTX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지역공약으로 확정돼 2013년 11월 예타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이 없어 재정사업은 힘들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KDI가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민자적격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여기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남도민 사이에서는 서부경남KTX 건설 계획이 아예 백지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서부경남KTX 개통은 단순한 철도망 확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남도는 이 노선이 완공되면 10조6000여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만여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서부경남권과 수도권이 2시간대로 연결돼 원활한 물류수송은 물론 지역관광산업 발전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예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이 사업을 묵살해선 안 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서부경남KTX 예타 면제와 재정사업 추진은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국토교통부도 현행 예타 기준이 너무 엄격해 상식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한 뒤 다른 추진 방안 모색을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나올 KDI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낙후지역 활성화와 함께 국토균형발전을 촉진할 서부경남KTX 건설이 이번에는 꼭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