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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자체가 박재혁 의사 복원커녕 홀대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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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24 19:49:4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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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독립투사인 박재혁 의사의 항일정신이 지자체의 홀대 탓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오래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됐던 생가 복원과 기념관 건립은 시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동구는 민원 제기를 이유로 관내에 있던 박 의사 벽화마저 아예 지워버렸다. 박 의사의 업적을 후대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평전 편찬 작업도 좀처럼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러니 지역을 대표하는 독립투사가 완전히 잊힐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박 의사를 기리는 일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근본 원인은 지자체의 의지 부족이다. 시는 현충시설 건립 및 개·보수 사업이 2004년부터 지방이양 사무로 분류돼 국가보조금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30억 원으로 예상되는 박 의사 생가 복원 등에 전액 시 예산을 활용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대신 관련 법에 의거해 민간단체가 자체적으로 국가보훈처에 계획서를 제출, 총사업비의 30%라도 받으면 일부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박 의사가 27세에 옥사해 직계 후손이 없는 데다 기념사업회조차 꾸려지지 않아 민간 차원에서 신청을 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시의 주장은 책임회피용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시는 지난 삼일절과 광복절에도 박 의사와 관련된 별도 행사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오는 10월 열릴 ‘부산지역 3·1운동 100주년 학술대회’ 때 박 의사를 재조명하겠다며 예산을 편성했으나 지역사회에서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 의사 생가 터가 있는 동구 역시 정부와 시의 지원이 없다면 관련 사업 진행은 힘들다며 손을 놓고 있다. 행정기관이 지역 독립운동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박 의사는 1920년 9월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던져 일본인 서장을 폭사시킨 뒤 옥중단식 중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하지만 활동 자료가 모자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민관이 힘을 합쳐 박 의사의 숭고한 생애를 되짚어보고 역사적 가치를 복원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예산을 핑계로 수수방관할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박 의사 추모사업에 지자체가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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