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어제 본회의를 열고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 부회장에는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국회가 본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 5월 28일 이래 46일 만이다. 이로써 5월 말 20대 국회 전반기가 끝난 뒤 장기간 이어져 오던 입법부 공백사태가 해소됐다. 여야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국회가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았으나 뒤늦게나마 본궤도에 들어섰으니 다행스러운 일임이 분명하다.

어렵게 의장단이 꾸려진 만큼 국회는 행보를 서둘러야 한다. 지금 국회 앞에는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16일에는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뽑아야 하며 같은 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교육위와 문화체육관광위로 분할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해야 한다. 대법관 후보자 3명과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임명동의 표결도 이달 내 끝내야 할 과제다. 이 밖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향후 신속히 다뤄야 할 각종 법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후반기 국회에 부여된 막중한 임무는 또 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고용사정 악화에서 비롯된 청년 일자리 부족, 내수 침체, 수출 둔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등으로 극심한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은행까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내릴 정도다.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국회의 각종 경제·민생법안 처리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 사이에서 후반기 국회는 무엇보다 우선 ‘민생 국회’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문 의장은 어제 수락연설에서 “앞으로 남은 국회 2년은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역시 우리나라가 직면한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여 소속 정당의 이익보다는 어떤 게 국익에 도움이 될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다. 특히 민생경제와 관련해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초당적인 협조가 이뤄져야 마땅하다. 문 의장을 필두로 이번에 새로운 진용을 갖춘 국회가 남은 임기 2년 동안 국민의 대표다운 역할을 제대로 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