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고교에도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한 행보가 시작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그제 체결한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만들기’ 교육협력사업 추진 협약을 통해 그 행보가 나타났다. 부산의 미래가 아이에게 달렸다는 데 두 사람이 공감하고, 그 첫걸음으로 이번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그 내용 중 고교 무상급식 전면화에 대한 종합계획 수립과 공동 추진도 포함돼 있다.

향후 4년간 부산의 발전과 교육 전반을 이끌어 갈 두 수장이 취임 전에 손을 맞잡은 모습이니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교육협력추진단’을 조속히 구성해 아이들의 안전·건강, 먹거리, 교육격차 등과 관련된 사안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뜻이 깊다. 기존 조례에 따른 두 기관의 교육행정협의회가 있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실무차원으로 현안을 다루고 4년 임기 동안 추진단을 계속 운영한다니 말이다. 두 기관 사이에 보다 깊이 있는 교육협업의 틀이 마련되는 셈이니 상당한 의미가 있다.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과 실천이다. 고교 무상급식만 해도 연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데, 구체적인 금액과 재원 확보 방안 및 추진 일정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애초 김 교육감은 정부의 방침을 보고 추진하려 했으나, 오 당선인의 시 지원 방침에 따라 고교 무상급식이 빨리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부산시 재정 형편이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우려스럽다. 그런 만큼 오 당선인은 재원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오 당선인은 출산·보육 관련 선거공약들의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해결 과제다. 예컨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에 500억 원, 민간 어린이집 차액 보육료 지원에 136억 원,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에 118억 원 등이 필요한 걸로 공약에 나와 있다. 부산시의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고 추경의 낭비 사례를 발굴해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나, 다소 막연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은 그저 만들어지는 게 아닌 만큼, 현실성 있는 재원 확보 방안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