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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요양병원 정책 변화를 기대한다 /최영호

수준 높은 요양병원 노인의료복지 한 축, 무분별한 규제보다 건전한 양성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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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19 18:51:21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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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20%가 넘어가는 초고령사회 문턱에 서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로 지목된다. 또한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 OECD 국가 1위라는 오명과 함께 매년 급증하는 노인 의료비로 인해 건강보험재정마저 위협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계부처에서는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건강보험재정 악화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요양병원 진료비 급증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노인 의료복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어려운 의료환경 속에서도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요양병원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2014년 장성요양병원 화재 이후 요양병원에 대한 정책이 지원보다는 규제중심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화재 참사 3개월 뒤 발표한 ‘요양병원 안전관리 방안’에 따라 모든 요양병원에 대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당직 의료인 기준 강화, 야간과 휴일의 시설물 안전 강화 명목으로 급성기병원에는 있지도 않은 행정 당직인 배치, 요양병원에만 의무적으로 부과한 인증 기준에 화재 안전 관련 항목을 5개에서 7개로 늘리면서 당직의료인 기준과 화재 안전 항목을 통과하지 못하는 병원은 인증을 아예 통과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행해졌다.

부실 요양병원을 퇴출하고 요양병원의 신규 진입 억제를 통해 우수한 요양병원을 기능별로 분화 발전시키기 위한 관계 부처의 의중을 짐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근 없는 채찍 위주의 정책은 요양병원 환경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경영 악화라는 후유증을 더 낳아 요양병원의 자생 환경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급성기 병원보다 강한 당직 의료인 규정, 법에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받을 수 없는 요양병원 간병비, 요양병원만 배제한 환자안전관리수가, 요양병원만 제외한 감염감리료, 노인환자 역차별하는 본인부담상한제 별도 적용 등 불합리한 차별 정책과 규제로 인해 요양병원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경영상 어려움이 갈수록 배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올해 8월 선진국형 커뮤니티케어의 본격 출항을 위한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고 오는 9월 중 선도사업 모델 개발 및 지자체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 한다. 커뮤니티케어 주요 대상자 그룹 중 하나인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과 관련해 요양병원계는 향후 이로 인해 파생될 영향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집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커뮤니티)에 살면서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으로 탈시설화, 탈중앙집중화 등이 핵심 개념이다.

2016년 기준 전국 시설·병원에 있는 돌봄 대상자는 약 74만 명으로 추산된다. 물론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기 어려워 의료 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요양병원에 들어가는 사회적 입원으로 의료비용이 증가해 건강보험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환자 상당수가 커뮤니티케어로 전환되는 요양병원은 심각한 타격을 받아 존폐의 위기에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에 기능적 경계가 분명히 있는 데도 불구하고 아직 기능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해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중 33%정도는 입원 필요성이 낮은 사회적 환자이며, 요양시설 입소자 중 30%정도가 의료 처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환자가 입원, 입소해 있다는 것이 일반적 통계다. 따라서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커뮤니티케어로 전환하는 것 못지않게 요양시설의 1·2 등급 입소자 중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요양병원에서 치료·요양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책과 적정한 수가 인상 등이 반드시 마련되길 기대한다.

최근 당국의 요양병원에 대한 배제와 차별화가 거의 ‘패싱’ 수준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나마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와 많은 요양병원 종사자가 시정과 건의를 계속 요청하고 있고, 요양병원의 사회적 의료적 역할을 인정하고 있는 국회 해당소위 의원들을 비롯한 많은 분이 요양병원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있다 하니 기대를 하고 지켜보며 요양병원계도 최선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요양병원 수가가 예년보다는 높은 2.1%가 인상된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향후 여러 가지 정책 변화와 규제로 맞을 어려움을 생각하면 경영난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걱정부터 앞선다. 환자, 요양병원, 당국이 걱정 없이 상생하는 날이 오길 기원해 본다.

나라의료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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