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의료도 산업이다, 규제만 할 것인가 /박원욱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6-17 18:56:07
  •  |  본지 29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계적인 의사가 별로 없는 싱가포르가 의료 강국이라고 하면 어리둥절해 한다. 싱가포르가 만든 의료 앱이 82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도입한 링엠디라는 디지털 의료 서비스는 8억 8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언론은 IT 강국인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그러나 규제는 누가 만들었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의료계 규제도 정부가 만들었다.
   
2013년 16만3011건이었던 우리나라 척추 수술이 2015년 15만899건으로 줄었다가 2017년 17만2590건으로 다시 늘었다.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이유는 정부가 새롭게 만든 규정 때문이다. 정부는 수년 전 척추 수술은 응급 상황이 아니면 연속적인 6주 이상 치료를 해야 수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마비 증상이 없으면 병원으로서는 수술을 해 줄 수 없다. 다른 병원에서 6주간 치료를 받았다는 환자의 기억이 틀릴 경우는 수술한 병원은 과잉 치료라고 하여 치료비를 환수(삭감)당한다. 그러나 실제 수술은 줄지 않았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어차피 하게 되어 있으며 고령화로 퇴행성 척추 질환 발생이 감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그런 규제를 만든 이유는 서울의 한두 개 병원에서 내원 환자의 78%를 수술했다는 보도 등 과잉 수술이 사회 문제가 되었고, 증가하는 의료비를 줄이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했다. 비정상적으로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을 없애기는 했지만 신경성형시술 같은 비급여 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런 규제는 도로, 소방 군대처럼 의료도 공공재라는 정부의 기본 개념 때문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의료의 90% 이상을 민간에서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보건 의료에 대한 국가 투자는 별로 하지 않으면서도 의료를 공공재로 생각하는 건 모순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왕절개 분만율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자연분만, 제왕절개 등 실제 분만이 이뤄진 의료기관 수는 603개소로 2006년 1119개소 대비 46.1% 감소했다. 또한 시·군·구 250곳 중 59곳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단 1곳도 없다. 저출산으로 문 닫는 병원이 많아지니,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의사도 줄어든다. 해마다 배출되는 산부인과 전문의는 매년 200명이 넘었으나 2013년 103명 이후로 100명을 넘은 적이 없다. 결국 대도시 외의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 이런 상황은 의료가 공공재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의료는 규제 일변도이다. 과도한 치료를 하는 병원이 있으면 그 병원에 대해서만 제재하면 될 것을 전체 의료계의 문제로 매도하여 규제한다. 그래서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원격 진료도 의료이고,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이 아닌 공공재이므로 원격 진료는 규제되어야 한다고 의료계도 생각하게 되었다.

정부나 언론, 심지어 대부분의 국민도 의료계의 주장을 돈을 벌기 위한 이기주의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병원 전체의 순수익 합계가 삼성생명 한 개 회사 순수익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보도되지 않는다. 의사 연봉이 많다고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의사는 고액 연봉자일 뿐이다. 모든 회사에 고액 연봉자는 있기 마련이다. 대기업에는 의사 연봉의 수십 배를 받는 임원도 있다. 문재인케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이국종 교수의 외침이 의료계의 외침이다. 너무나 많은 응급 환자에 대해 최선의 진료를 해도 교수 한 명의 개인 적자가 연 10억 원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수가는 원가의 70% 전후라는 정부 기관의 발표가 우리나라 의료의 현주소이다.
   
국가가 의료를 공공재로만 본다면 우리나라 의료는 앞으로 인도보다 더 뒤떨어지게 될 수도 있다. 정부가 베푸는, 국민에 대한 시혜나 단순한 공공재가 아닌 국가적인 산업으로서의 의료로 생각되기 위해서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대부분의 의사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규제가 없어져야 한다.

박원욱병원 대표병원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채무조정 합의…경영 정상화 기대
  2. 2[사설] 부산항운노조 취업비리로 또 대대적 수사 받는다니
  3. 3낙동강하구 방문 부산시의원들 “람사르 습지 등록 필요성 절감”
  4. 4부산 민주당 “내년 총선 과반 얻겠다”
  5. 5여성취업교육장 옆 키스방…“기가 막혀”
  6. 6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53> 이진숙 소설가의 장편소설 ‘700년 전 약속’
  7. 7개방형으로 확 바뀐 부산시의회 의장실
  8. 8영진위, 21일 지원사업 설명회
  9. 9기장 해수담수 전량 공업용수로 공급
  10. 10[부동산 깊게보기] 9억 원 초과 주택 최대 80% 공제
  1. 1"김정은, 25일 베트남 도착…베트남 주석과 회담"
  2. 2문대통령,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기자 문병
  3. 3부산 민주당 “내년 총선 과반(국회의원 18석 중 9석) 얻겠다”
  4. 4개방형으로 확 바뀐 부산시의회 의장실
  5. 5여야, 2월 국회 ‘동상이몽’…정상화 의지 밝혔지만 험로
  6. 6트럼프·김정은, 합의문에 비핵화·종전선언 명기할까
  7. 7김정은 25일 하노이 도착…베트남 주석 만난다
  8. 8황교안 “당내 통합” 오세훈 “중도 확장” 김진태 “선명 우파”
  9. 9김정은 베트남 방문 때 삼성전자 공장 방문하나
  10. 10“https 차단정책 반대”…국민청원 20만 명 넘어
  1. 1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채무조정 합의…경영 정상화 기대
  2. 2 9억 원 초과 주택 최대 80% 공제
  3. 3“아시아 금융허브 평가…오사카는 상승세, 부산은 하락세”
  4. 4“5G 시장 선점” 모바일 올림픽(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열린다
  5. 5 의료관광벨트- 한류·K-뷰티와 시너지
  6. 6민간 창업보육공간 적극 유치…시 ‘창업도시 부산’ 비전 선포
  7. 7온천천이 바로 앞, 금정산도 한눈에…부산 최고 학군까지 품어
  8. 8방사선 부적합 제품들 원안위가 실명 밝힌다
  9. 9부산관광공사, 뉴미디어팀 신설 포함 조직 개편
  10. 10관광전문가·시민, 동남권 관문공항 필요성 논의한다
  1. 1새벽 조업 중 실종됐던 60대 해녀, 4시간 만에 극적 구조
  2. 245억대 재산 상속 다투다 흉기로 친형 살해한 20대 구속
  3. 3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이슈에도 불구하고 신규 수주 선박
  4. 4택시 들이받고 뺑소니 40대 여성 차량에 파지 줍던 70대 여성 받혀 숨져
  5. 5부산서 50대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숨져
  6. 6남구 대연동 12층 건물 화재…150여 명 대피 소동
  7. 7수색선박 사고해역 도착,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작업 시작
  8. 8대법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재정지원 57억 감액은 적법"
  9. 9'손석희 19시간 조사' 경찰 수사속도…"프리랜서 기자 곧 소환"
  10. 10'버닝썬' 이어 강남 클럽 '아레나'에서도 마약 거래,투약
  1. 13R에서 발톱 드러낸 우즈, 첫 4개 홀 버디-이글-버디-버디
  2. 2고진영, LPGA 호주여자오픈 준우승…2타 차로 2연패 좌절
  3. 3부산시민자전거대회 18일부터 참가 접수
  4. 4이상호, 평창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동메달 획득
  5. 5롯데자이언츠 시즌권 판매 시작...주중시즌티켓 첫선
  6. 6'이상호 슬로프'서 월드컵 동메달 이상호 "부담감 떨쳐냈다"
  7. 7부산 시민자전거대회, 18일부터 참가접수
  8. 8랜드리 34점 폭발…kt 4연패 늪 탈출
  9. 9자이언츠 주중 시즌티켓 나와
  10. 10kt 자유투 흔들리니, 6강 안착도 불안하다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보행도시, 생태적 지혜와 철학 위에서 구현을 /류경희
미래 수산식품산업을 생각하며 /남택정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양’을 갖춘 사회를 바란다 /신심범
깨지지 않은 ‘서부산 징크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반려동물’ 수난 시대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中企를 위한 금융은 없다? /정유선
김복동을 잊지 말자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홍역’ 치르는 홍역
로저스의 방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자기 표현의 기술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그타르트
진화하는 통영 꿀빵
사설 [전체보기]
산업용수로 돌파구 찾은 기장 해수담수화 사업
부산 금융중심지 10년…구체적 육성책 필요한 때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출산 절벽시대 ‘인구 장관’ 필요하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되살아나는 박근혜의 그림자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발랄라이카와 닥터 지바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전쟁
포도의 변신은 무죄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복간30주년기념음악회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 유콘서트
경남교육청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해맑은 상상 밀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