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택시환승 할인제가 지난해 10월 30일 시행된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소식이다. 지난 4월까지 전체 이용이 하루 평균 335건에 불과한 걸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도시철도나 버스를 탄 뒤 30분 안에 택시로 갈아타면 택시요금을 할인해 주는 것. 할인액을 택시업계가 부담하고 시는 그 비용을 보전해준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 3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그간 쓰인 금액은 3035만 원에 그쳤다. 전체 예산의 1%도 지출되지 않은 꼴이다.
하기야 이런 문제는 예견됐던 일이다. 선불교통카드로만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고, 그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면 할인이 되지 않아서다. 이렇게 불편한데 이용률이 높을 리 만무하다. 제도 시행 초기이나, 근본적 해결책 없이는 앞으로도 별 차이가 없을 듯하다. 부산시가 지난 1일부터 택시환승 할인금액을 5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린 것도 마찬가지다. 그것만으로 택시환승 이용률이 크게 향상될 걸로 여겨서는 오산이지 싶다. 오히려 주먹구구식 인상이고, 시민 세금으로 업계의 배만 불려준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인구 350만 대도시인 부산시의 교통정책이 이처럼 허술하게 이뤄져서는 곤란하다. 제도 시행 전에 충분한 검토와 조사가 이뤄졌는지도 의문스럽다.택시환승 할인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용하기 편해야 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 후불식 교통카드로도 당연히 할인혜택을 받는 방안을 시행하는 게 급선무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라 해도 효과가 없으면 빛 좋은 개살구나 다를 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