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버스·택시업계가 노조 간부에게 부당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그 금액이 연간 6억~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영업적자를 시가 전액 보전해 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버스업계의 경우, 시민 혈세를 허비한 셈이어서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지난 18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버스업체 ㈜세일여객이 자사 노조 지부장에게 임금 외 상당 금액을 지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정했다. 단체협약상 ‘25일 노동’을 기준으로 월급을 정산해야 하는데, 월 30일 치의 임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직무·위험수당 명목으로 80만 원을 더 주는 등 매달 150만 원가량을 부당하게 지급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그런 돈이 시내 33개 버스업체에서 연간 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시민 세금을 그만큼 낭비했다는 얘기여서, 시의 준공영제 부실 시행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유사 문제가 지난달 13일 시의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버스업계 임원진의 평균 연봉이 1억4000만~1억5000만 원에 달하는데도 관련 조례안에서 임원 인건비 한도액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시민 세금으로 버스업계 임원진과 노조 간부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건 아닌지 의혹을 더한다.

노조 간부에 대한 부당 급여 지급 관행은 택시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임금 외 매달 84만 원을 노조 지부장에게 추가로 주는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시내 96개 택시업체로 확대하면 그 돈이 연간 9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사측이 택시기사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노조 간부 회유 용도로 쓰는 것이다. 가뜩이나 열악한 택시기사의 노동조건을 더 떨어뜨리는 악습이 아닐 수 없다.

부당 급여 수수를 통한 버스·택시업계 노사 유착의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투명 경영을 가로막고 서비스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어서다. 검찰은 철저한 조사로 ‘시민의 발’이 바로 굴러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