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처음 공개한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 현황은 충격적이다. 변시 7년째를 맞은 올해 평균합격률이 50%를 밑도는 데다 로스쿨별 합격률 편차가 최대 3배 가까이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합격률이 절반도 채 안 된다는 점은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변호사 자격을 얻지 못하는 이른바 ‘로스쿨 낭인’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별 합격률 편차가 심화된다는 것은 지역 로스쿨 역시 지방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부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갈수록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로스쿨과 함께 도입된 변시는 의사국가고시처럼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자격증이 주어지는 자격시험도 아니고, 그렇다고 선발시험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로 출발했다. 변호사 수 급증을 우려한 법조계 입김으로 합격자 수 기준이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으로 애매모호하게 정해졌다. 결국 졸업한 그해 합격하지 못한 25%는 재수를 하게 마련이고, 그 수는 해가 가면서 쌓이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건 로스쿨의 지역별 편차다. 1~7회 시험의 누적합격률을 보면 상위 10위권은 모두 수도권 로스쿨이 차지한 반면, 하위 10위권은 지역 로스쿨이 자리하고 있다. 부산대의 경우 누적합격률은 77.2%이나 올해 합격률은 41.7%로 뚝 떨어졌다. 동아대 로스쿨은 누적합격률이 67.2%이지만 올해는 30.1%로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합격률이 저조한 지역 로스쿨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낮은 합격률 문제는 일차적으로 해당 로스쿨에 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합격률 하위권에 지방 국립대가 줄줄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로스쿨 역시 지방대의 위기와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역 로스쿨은 유능한 교수진을 영입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합격률을 제고할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또 당국은 ‘고시 낭인’에 이은 ‘로스쿨 낭인’의 양산을 막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