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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39>‘탈자동차사회’ 어떻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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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4-16 1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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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너지전환’을 이야기하다 보면 원전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탈원전 마인드’가 필요함을 느낀다. 원전과 마찬가지로 우리사회에서 편리성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바로 자동차이다. 이러한 자동차는 교통사고 피해는 물론,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쉽게 ‘탈자동차사회’로 나아가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자동차를 줄이고 이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사회로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에너지전환’만큼 중요하다.

   
우자와 히로우미의 역작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원서 표지
일본의 경제학자 우자와 히로우미(宇澤弘文)는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이와나미신서, 1974』이란 책에서 도쿄도를 모델로 해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였다. 1974년 현재 자동차 한 대당 약 1200만 엔(우리돈 약 1억2000만 원)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결과를 산출해냈다. 이것은 자동차 주행이 가져오는 외부적 영향을 모두 제거할 때까지 모든 도로를 개량 보수했을 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총비용을 도쿄도의 도로를 이용하는 자동차대수로 나눈 것이다.

여기서 ‘사회적 비용’이란 개념은 어떤 경제활동이 시장 거래를 거치지 않고 제3자나 사회 전체에 직접적, 간접적 피해를 주는 ‘외부 불경제’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이 외부 불경제 가운데 발생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을 카프(W. Kapp)가 ‘사회적 비용’이라 이름 붙였는데, 우자와의 연구는 이를 자동차에 적용했다.

   
스기타 사토시의 『자동차, 문명의 이기인가 파괴자인가』한국어판 표지
우자와는 1990년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재론(再論)』에서 오늘날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하고 있다’고 쓰고 있는데, 스기타 사토시는 『자동차, 문명의 이기인가 파괴자인가(1996)』라는 책에서 우자와가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에서 행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당시 도쿄에서의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산출했다.

도쿄도의 도로연장은 1989년 4월 현재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는 곳을 제외하고 1만8988㎞이며, 이 도로를 이용하는 당시 도쿄도 등록 자동차대수는 442만9000대였다. 1만8988㎞의 도로에 대해서 도로구조 변경을 위해 필요한 투자액은 용지취득비 343조6700억 엔, 보도 및 완충대 설치비 1조3671억 엔 등 총 약 345조 엔이 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도로 확충을 위한 총 투자액을 도쿄의 총 자동차대수로 나누면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한 대당 무려 7790만 엔(7억7900만 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스기타는 이는 어디까지나 도쿄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다른 지방도시에서의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이보다는 분명히 적겠지만 터무니없이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우자와는 ‘자동차의 존재로 인해 무엇을 잃고 있는가’, 즉 ‘자동차사회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누릴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를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불렀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시민은 모두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누릴 권리, 자유롭게 길을 걸을 권리, 생명을 위협당하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 자동차의 존재가 그러한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본 우자와는 시민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자동차를 이용하려면 얼마만큼 투자가 필요한가를 계산에 넣은 것이다.

   
경남 창원시청 주차장에 업무용 전기자동차들이 나란히 주차된 채 충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러한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에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세계 자동차 통계 2017』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차를 소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1000명 당 837대, 총 2억7056만6322대의 차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1000명 당 425대, 총 2180만3000대의 차를 소유하고 있다. 전 세계 평균 차량 소유는 1000명 당 182대, 총 13억2223만3412대라고 한다.

현재 우리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버린 자동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대안이 있을까? 이렇게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에게 위협과 공포, 불안을 가져다주는 일 없이 자동차를 지혜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스기타는 자동차 절대수 줄이기, 속도제한, 주행장소의 제한, 자동차의 구조개선, 운전자의 제한, 자동차 이용기준으로서의 이타적 목적, 신진대사 에너지 최우선 정책 등의 실천으로 탈자동차사회 만들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자동차 절대수 줄이기이다. 직접적인 방법은 자동차 자본의 규제와 사회적 비용의 부과에 있는데 각종 목적세 또는 ‘외부불경제상각세’라는 형태로 사회적 비용의 일부를 자동차 소유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환경파괴세, 공해발생세보다 구체적으로는 위험발생세, 보도설치세, 험프설치세, 대기오염발생세, CO2발생세, NO2발생세, 천식유발세, 소음진동발생세, 공원정비세, 소로(小路)박탈세, 놀이터침해세, 공공교통확충세 등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같이 신차 한 대를 구입하려면 공개입찰을 통해 3000만~4000만 원 하는 ‘보유허가증(COE)‘를 구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탈자동차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속도제한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속도를 현행 ‘시속 60㎞ 이하’에서 ‘시속 30㎞ 이하’로 제한하면 대단히 많은 폐해가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환경수도라고 불리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경우 도심 주요도로를 제외하고는 제한속도가 모두 시속 30㎞ 이하이며, 뮌스터시의 경우는 시속 15㎞ 이하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도심 안에서는 속도를 줄이게끔 지그재그도로 및 험프(hump)를 설치하는 것이다. 지그재그 도로의 경우 일본 오사카시 아베노구에서 이를 채택한 결과 실시 이전에 비해 약 60% 수준으로 교통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셋째, 자동차의 주행장소를 제한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자동차와 사람의 생활공간을 완전히 분리해놓는 것이다. 우선 이면도로와 골목길은 원칙적으로 차량금지구역으로 만들어 자동차의 진입을 막는다. 또한 교차로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횡단차도’를 두자는 제안도 많다. 횡단차도란 일반 보도와 같이 보도블럭으로 높게 쌓은 다음 자동차가 이 본래의 보도를 횡단차도로 하여 일시적으로 횡단하게 한다는 것이다. 신시가지나 신흥주택지의 조성 시에는 보도와 차도를 완전 분리하는 도로 설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에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해 있다. 국제신문 DB
넷째, 탈자동차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자동차의 구조개선도 필요하다. 자동차의 구조를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인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바꾸는 것으로 전기자동차 또는 태양전지자동차의 보급을 말한다. 이에 대해선 최근 우리나라도 하이브리드차량이 대폭 늘어나고 있고,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다섯째, 탈자동차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자격을 엄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의 제한 자체가 차의 절대량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파급효과를 갖는 만큼 자동차운전자격시험도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이용할 때 긴급성이나 필요성을 고려해 누구보다도 노인, 장애인, 환자 등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차는 약자의 것’이 되어야 한다.

여섯째, 보행과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 사람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는 400m 정도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자전거는 ‘인간의 신진대사 에너지를 이동력의 한계에 꼭 맞도록 하는 이상적인 변환기’이다. 오늘날 자전거가 다니기 힘든 것은 자동차 위주의 잘못된 도로체계에 기인한 것이 많다.

최근 지자체마다 다양한 교통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 앞서 그보다 도시에서 자동차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와 성찰이 선행돼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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