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시외버스터미널 종합버스터미널 부산역 등 부산과 외지를 잇는 관문지역에서 ‘총알택시’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총알택시는 늦은 밤 규정보다 많은 돈을 받고 여러 명의 승객을 합승시켜 운행하는 택시를 말한다. 택시운송사업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돈벌이에 눈먼 택시기사가 한 번이라도 더 운행할 욕심으로 과속 질주하는 탓에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매우 높다.

불법은 불법을 부른다. 총알택시 기사의 이런 약점을 잡고 협박해 돈을 뜯는 갈취범까지 날뛰고 있다. 최근 사상경찰서가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한 택시기사는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일대에서 영업하는 총알택시 기사 9명으로부터 48차례에 걸쳐 200만 원가량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들을 1, 2, 3진으로 나눠 관리하며 승객을 소개해줄 때마다 1만~3만 원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승객 안전을 볼모로 형성된 검은 먹이사슬인 셈이다.

실태가 이런데도 단속의 손길은 제대로 미치지 않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매주 한 차례 단속을 벌여 55건의 총알택시를 적발했다고 하지만, 총알택시 영업이 여전한 게 그 증거다. 총알택시를 근절하려면 이 정도 단속으로는 안 된다. 경찰과 합동으로 장기 집중단속에 나서는 한편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현행법상 합승이나 부당요금 징수에 대해 적발 횟수에 따라 20만~60만 원의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다. 시외 심야버스 운행시간을 늘리는 방안도 필요하다.

나아가 법인택시업계에 내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지만 최저생계비를 확보하기 어렵다. 지난해 택시요금이 인상된 뒤 승객이 줄어든 데다 사납금마저 오를 공산이 커 사정은 더 나빠졌다. 기사들이 총알택시 영업에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다.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도입 등을 통해 불법 운행 소지를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