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다. 혼잡도가 ‘도떼기 시장’ 수준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1단계 확장(2012년 11월~2017년 6월) 공사를 통해 국제선 여객터미널이 7만1995㎡로 넓어지고 연간 수용능력도 464만 명에서 630만 명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국제선 여객 수는 이를 비웃듯 920만여 명에 이르렀다. 수용능력보다 290만 명이나 초과한 셈이니, 김해공항 혼잡도와 이용객 불편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여객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공항 시설은 이를 소화하지 못해서다. 국토교통부가 2016년 6월 김해신공항 건설 확정으로 중단했던 ‘국제선 여객청사 증축 2단계 기본계획’ 관련 용역을 지난해 재개해 마무리 단계라는 소식이지만, 2단계 확장만 갖고는 감당하기 어렵다. 애초 2단계 계획은 11만 ㎡(연간 947만 명 수용) 규모로 넓혀 2023년 개장하는 건데, 지난해 여객 수가 920만 명을 넘어섰으니 말이다.

포화를 넘어 극에 달하는 김해공항의 혼잡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김해신공항(2026년) 개항시기를 앞당기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 점에서 부산시가 자체 개선방안으로 도심공항터미널 신설을 추진하고 나서는 건, 늦은 감이 있으나 그래도 필요한 시설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서울 삼성동과 서울역 등에 운영 중인 것처럼, 탑승수속에 필요한 과정을 도심에서 진행하고 전용출국통로를 따로 이용하니 김해공항의 혼잡도 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아울러 서울 삼성동과 서울역에서 진행하는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기능이 부산 도심공항터미널에서도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부산시는 부산역·해운대 등 시내뿐 아니라 경남과 울산에도 이 시설 도입을 고려 중이라는데,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KTX 광명역에 인천공항과 연계된 도심공항터미널이 곧 개장하는 상황에서 동남권도 못할 이유가 없다. 인천공항은 오는 18일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하고, 이곳에 KTX가 운행되는 등 이용객 편의가 훨씬 더 좋아진다. 그에 비해 김해공항은 언제까지 ‘도떼기 시장’의 오명을 들어야 할지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