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의 명물로 등장한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정작 서구 재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니 마뜩잖다.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온 지적이다. 이와 관련한 자료는 송도해상케이블카의 명암을 드러냈다. 개장 이후 6개월 동안 케이블카 티켓 판매로만 벌어들인 돈이 174억 원에 달했으나 이 기간 서구가 쥔 돈은 지방소득세 1500만 원에 그쳤다.

우선 송도해상케이블카가 그동안 거둔 성과는 인정할 만하다. 성수기인 지난 6~8월엔 3000~1만 명, 비수기인 지난 9~11월에도 2000~8000명의 관광객이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2013년 개장 100주년을 맞은 송도해수욕장의 재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4대 명물 복원 사업의 백미가 송도해상케이블카다. 태풍 피해와 시설 노후화 등 탓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 해상 케이블카, 해상 다이빙대, 구름다리, 포장유선을 되살리는 작업이었다. 케이블카가 송도해수욕장의 제2 전성기를 여는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런데 그 혜택이 민간사업자에게만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게 서구의원들 주장이다. 티켓 매출에 더해 상가의 임대 수익은 민간사업자 몫이다. 서구 주민 고용률도 30% 수준에 그쳤다. 반면 케이블카 주변에서 빚어지는 차량 정체와 주차 민원 등은 서구 주민이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 ‘개장 효과’라는 입장과 처음 협약부터 잘못됐다는 시각이 교차하는 이유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서구와 민간사업자인 부산에어크루즈의 협약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부산에어크루즈가 사업비 665억 원을 투자해 케이블카와 상가 시설을 갖추고 20년 동안 운영한 뒤 서구에 기부채납하는 내용이다. 6개월 동안의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와 나누는 일이다. 민간사업자 입장에서야 수익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지만, 송도라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있어 가능한 사업이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