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기업과 일부 복지시설의 수장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원칙은 오간 데 없고 ‘서병수 식 코드 인사’라는 지적만 난무한다. 논란의 불꽃은 서 시장의 고교 동문인 부산도시공사 곽동원 사장이 지난달 연임되자 시민사회로부터 “실적 부족 인사 연임 문제 많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붙었다. 이어서 경영 평가 부진으로 연임 자격을 잃자 사장 공모에 재응모해 ‘셀프 추천’ 지적을 받은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어제 자로 임명되면서 기름을 끼얹었다. 임명권자는 서 시장이다.

공기업 수장 ‘꼼수 인사’ 논란과 별도로 시 산하 복지시설 수장에 퇴임을 앞둔 공무원을 앉힘으로써 ‘관피아’ 논란까지 일고 있다. 소외계층의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부산광역자활센터 센터장 공채에서 정년을 2년 남긴 시의 과장(4급)이 합격, 4일 자로 임명된다고 한다. 지난해 초 부산의 복지시설 수장 자리를 시 공무원 출신들이 대거 차지하고 있어 ‘복지 마피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자 이런 관행을 척결하겠다고 소리 높였던 사람이 바로 서 시장 아니었던가.

이번 채용 과정에서는 ‘복지 마피아’ 사태 때 시가 공언한 척결 방안을 찾아볼 수 없다. 시는 당시 부산시 출신 공무원의 복지시설 채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부지침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6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2년 안에 복지시설장을 맡지 못하게 법률 개정까지 건의했다. 그런데도 이번 채용 자격 기준에는 ‘5급 이상 공무원으로 근무 경력 20년 이상인 자(사회복지 분야 2년 이상)’를 명시해 복지 마피아 척결 의지를 의심케 했다.

복지시설장, 공기업 사장은 시장이 제 식구 챙기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고 경쟁력을 높여 시민에게 봉사해야 할 자리이다. 일각에서는 서 시장이 다시 ‘인사 참사’를 겪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임기 초 ‘캠프 인사, 코드 인사’라는 지적 속에 임명했던 정무특보, 경제특보 등이 줄줄이 영어(囹圄)의 몸이 된 일을 상기하라는 진심 어린 걱정으로 들린다. 인사 잡음에 휘말린 당사자들 역시 시민의 눈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 같아 유감이다. ‘스스로 직위를 구하지 말고, 때가 되면 청렴하게 물러나라’고 하던 목민심서의 가르침을 되새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