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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12> 원전이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나?

“사고 위험 안고 발전 없는 성장 초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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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9-19 16: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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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이 자리잡고 있는 기초지자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이다. 2017년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를 보면 전체 243개 지자체 가운데 울산 울주군이 49.69%로 전체 29위, 부산 기장군이 37.74%로 60위이다. 물론 1위는 서울특별시(83.32%)이지만 해운대구(78위, 32.01%), 울산 중구(145위, 21.39%), 부산 영도구(219위, 13.49%)와 비교해보면 원전입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은 된다.

원전 입지 도시는 상대적으로 원전의 위험성을 담보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웃 일본의 사례로 보면 장기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의 자생력이 침체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도 원전지원금이 원전사고 예방 대책이나 지역민의 이해를 반영해 집행되기보다는 불필요한 건물 짓기 등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발전소 전경. 국제신문DB


울산 울주군에는 바로 옆 부산 기장군에 고리1~4호기에다 이미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고리1·2호기가 있고 울주군 땅에는 신고리3가 가동중이고 신고리4호기도 사실상 건설은 끝났다. 인근 경주에 월성1~4호, 신월성1·2호기가 가동 중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고리 일대’는 신고리5·6호기까지 끝없은 ‘신설붐’이 일었다. 지난 2012년 6월 울주군수가 다시 신고리5·6호기 자율유치를 위한한 공청회를 열고, 2014년에 자율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이처럼 원전에 싸여 있는 시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왜 지자체장은 원전을 자꾸 유치하려하는 것일까?

그 의문을 풀 수 있는 단서가 국민권익위 발표(2012.11.7)에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는 발표 자료에서 “발전소 주변 지원법 시행령에 규정된 한수원의 사업자 지원사업이 자치단체 예산성 사업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자치단체들은 기관장의 선심성 사업, 공약 사업들에 사업자지원사업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울산 울주군 사례로는 종합운동장 건설(80억원), 스포츠파크 건설(212억원) 등 모두 10여 건의 유사사업에 지원금이 지급됐다.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지원되기 시작한 원전 특별지원금은 모두 1111억 400만 원에 이른다. 원전별로는 신고리1?2호기 222억4200만원, 신고리3·4호기 888억6200만원이며, 이 금액은 1999~2005년 750억2700만원이, 2006년에는 나머지 잔액인 360억7700만원이 모두 지급됐다. 울주군에 따르면 특별지원금의 50%는 원전 인근 5km 이내 지역을 위해 사용하며 나머지 50%는 울주군 사업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원금은 이것이 다가 아니다. 한수원은 원전 발전량에 따른 인센티브로 일반지원금을 지급하는데, 울주군청에 따르면 울주군은 매년 65억 원가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한수원은 원전 지역 주민과 논의해 특별 사업지원금도 주고 있다. 울주군이 지난 2009년 2월 원전지원금 27억원을 포함해 모두 73억5000만원을 들여 대지 9998㎡, 연면적 6421㎡로 건립한 서생면청사는 3층 건물에 4층 옥상, 5층 전망대까지 갖췄다. 하지만 서생면은 3316가구에 인구가 7530명(2011년 4월 8일 기준)에 불과해 건립 당시에도 호화청사 논란을 일으켰고, 특히 건립한 지 2년이 조금 넘어 면사무소 건물에 비가 새는 등 부실공사 논란도 일은 바 있다. 여기다 한수원이 서생면 지역에 350억 원의 원전지원금으로 울주군 간절곶 해맞이공원 내에 지으려던 간절곶타워가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는 등 원전지원금 사업에 대한 적절성이 논란이 돼 왔다(오마이뉴스, 2012.11.8).

울주군은 신고리 5·6호기 원건건설 자율유치로 2014년부터 매년 기존 정부지원금 770억원 외, 380억 원의 가산금 혜택을 받고 있다. 실시계획승인 전에 자율유치할 경우 5, 6호기 건설공사비 7조6064억원의 0.5%인 약 380억원을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얼마되지 않아 보도된 경상일보(2017.5.21) 기사는 원전유치와 관련된 인센티브나 사업의 실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의지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가장 큰 피해는 이주 대상인 신리주민들이 입게 된다. 또 서생면주민협의회가 추진 중인 한수원 상생협력사업도 타격을 받는다. 협의회는 고리1호기 계속운전으로 인한 지원금 350억원과 고리 3·4호기 출력증강 지원금 200억원 외에 신고리 5·6호기 자율유치 인센티브로 1500억원 등 총 2050억원을 받기로 한수원과 합의했다. 만약 사업이 백지화되면 상생협력사업비의 75%를 차지하는 자율유치 인센티브도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협의회는 상생협력사업비 가운데 350억원을 투입해 간절곶 공원 내 빈터에 수익시설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상생협력사업비가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 경우 사업에 대한 재조정도 뒤따를 전망이다. 울주군의 현안사업도 지장을 받게 된다. 울주군은 신고리 5·6호기 총 건설비의 1.5%인 802억원과 유치 가산금으로 건설비의 0.5%인 380억원 등 원전특별지원금 1182억원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울주군이 수령한 액수는 492억원이며 690억원은 아직 교부받지 못했다. 간절곶 명소화사업 87억원과 이주민지원사업비 200억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원전의 자율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은 사실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거의 볼 수 없는 ‘기형적인 정책 인센티브’이다. 종래 정부나 한수원이 잘못한 것은 이주대상인 주민들에게 제때에 제대로 보상을 하고 이주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그간 게을리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안전성보다 ‘인센티브’로 주민들에게 ‘지역발전’의 장밋빛 미래를 너무 키워온 점도 있다.

정말 원전이 지역경제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나름 답을 얻을 수 있는 책이 한권 있다. 시즈미 슈지 후쿠시마대학 부학장이 쓴 ‘원전에 또다시 지역의 미래를 맡길 것인가-후쿠시마원전사고 이익유도시스템의 파탄과 지역재생으로 가는 길(原發になお地域の未來を託せるか-福島原發事故 利益誘導システムの破綻と地域再生への道(2011)’라는 책에는 후쿠시마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후타바(雙葉)군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시즈미 슈지 후쿠시마대학 부학장의 ‘원전에 또다시 지역의 미래를 맡길 것인가’ 책 표지.
후타바군은 후쿠시마원전 1호기 공사가 시작된 1967년부터 제2원전 4기 건설을 거쳐, 히라노정의 히라노화력발전소 4기 공사가 종료된 1993년까지 4반세기에 걸쳐 건설공사가 계속돼왔다. 총투자비는 약 2조1667억엔이었다. 후타바군의 산업별취업자 구성의 변화추이를 보면 우선 농업이 1970년 44.2%에서 1990년에는 14.4%로 줄어들었고, 건설업이 같은 기간 8.1%에서 19.8%로 늘어났고, 서비스업 전체가 32.7%에서 45.7%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발전소 건설은 잠시 붐이 끝나고 나면 지역산업이 회복되지 않는 이른바 ‘일과성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동차산업과 달리 에너지를 생산하기에 관련산업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전이 자리잡은 지자체는 재정적으로 매우 유복하다. 관련법에 의해 엄청난 세수나 교부금이 들어와 지자체는 대형체육관, 도서관, 학교, 병원, 도로 등 대규모 공공시설을 건설할 수 있다. 문제는 수입의 동향이라는 것이다. 대체로 이러한 것이 기한부라는 점이다. 후타바군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77%로 현재 일본의 다른 지자체의 평균인 48%에 비해 높지만 실제 재정상황은 나빠 행·재정운영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경상수지비율이 높아 재정에 자유도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미즈 학장은 ‘원전시설의 유치를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지역정책에는 2가지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나는 ‘성장의 질’이고 또 하나는 ‘풍요로움의 질’이라는 것이다. 원전유치에 의한 지역진흥은 전형적인 ‘외래형개발’로 산업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지속가능성이 낮고 ‘발전없는 성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지역의 ‘원전 리스크’로는 첫째가 사고 위험성이며, 둘째는 퇴출 위험성이라고 한다. 그 중 퇴출 위험성인데 이는 이번 후쿠시마원전 사고와 같이 다른 지역에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면 원전추진정책에 제동이 걸리기에 지역경제에 바로 영향을 받게 돼 있다는 것이다.

마쓰야마대 장정욱 교수는 일본 시코쿠전력의 이타카원전이 있는 에히메현 이카타(伊方)정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카타정의 경우 원전 가동률의 감소로 서비스업도 1986년 이래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하청업의 한계로 소득의 외부 유출이 심화되고, 지역산업의 쇠퇴와 원전의 빈약한 고용창출효과로 젊은이들의 유출 또한 심각하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현재 3기 모두 가동정지 상태인데 발전소주변지역지원금도 점점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이카타지역 주민들이 주로 하는 것은 원전내 청소 및 식당 운영 정도라고 한다. 원전의 경우 건설기간중 지역의 임금상승으로 1차산업이 피폐화됐고, 전력회사의 종업원도 800~1000명 정도 증가했으나 이들 대부분은 타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은 안 된다는 것이다. 원전건설기간을 중심으로 한 일시적인 거품경제로 인해 장기적인 인구감소의 억제 및 지역산업의 육성이 불가능해지고, 건설기간 동안의 일시적 호경기로 인해 지역의 경기변동이 심하고, 결국 지역경제 및 지방재정이 전력회사에 종속화돼 원전 증설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전리스크가 너무 크고 사고발생 위험성과 더불어 원전 퇴출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장정욱, 2011).

   
2011년 3월 12일~24일 일본 SPEEDI(긴급시신속방사능영향예측네트워크시스템)에 의한 갑상선 내부피폭량 시산. 시산피폭량(밀리시버트). 후쿠시마원전 주변은 치사량 수준인 10000밀리시버트로 오염됐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원전당국은 이러한 정보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공표하지 않아 피해를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사히신문 그래픽.
그런데 시미즈 학장은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원전 입지 지자체 주민의 고충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원전지역 주민의 경우 사고 발생 리스크에 대한 불안과 함께 피난과 대피시 주민들의 심리적, 윤리적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그것은 첫째, 피난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가족의 소재 확인이 어려운 경우 혼자만 도피하기도 어렵고, 독거노인의 경우 피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정부 지시가 없으면 피난하기 어렵기에 당국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방사선 허용량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실제 허용치는 안전치와 다르기에 원전당국이 말하는 허용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연결된다. 셋째, 농업인이 안고 있는 고뇌는 훨씬 심각하다. 토염된 토양에 작물을 재배해야 할 지 결심이 안 서는데다 농산물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넷째, 지역 이미지 피해와 인권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현 출신이 외지에서 입주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빈발했고, 피폭자의 경우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다섯째, 원전사고 현장의 작업종사자 문제도 심각하다. 실제로 사고현장 수습에 누가 투입될 것이며, 그들의 안전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 공식정보를 믿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후쿠시마원전사고 당일에 TV에서 후쿠시마원전 1호기 원자로 건물이 날아갔는데도 원전당국이 전혀 딴 소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인한 지역의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우선 후쿠시마원전의 환경오염은 아직 진행 중이다. 특히 토양오염과 후쿠시마원전의 오염수처리가 최대과제라고 한다. 일본의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후쿠시마지역의 피해상황은 이러하다. 피난지시를 받은 반경 20km권내에는 약 2700개의 사업소에 3만3000여명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 수도권에 식량공급기지 역할을 해온 후쿠시마현은 낙농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았는데 사고 직후 지역산 원유, 야채, 원목 등의 출하제한조치가 시행됐다. 원전에서 40~50km 떨어진 바다의 해저토에서도 높은 방사선량이 검출됐다는 보도도 있고, 공업제품조차 거래처로부터 방사선 조사를 받고 있는 처지이다. 원전 사고 발생지로부터 100km나 떨어진 센다이시조차도 관광객이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지역 쓰나미 피해로 약 2만4천명이 사망 실종됐고, 피난자는 약 8만4천명이라고 공식 집계되고 있다.

시미즈 부학장은 ‘원전재해의 이론적 피해범위’를 <표 1>로 요약하고 있다.



<표 1> 원전재해의 이론적 피해범위

(1)피난 대피의 계속으로 사업소나 농어업의 영업상 손실

(2)사업소의 휴업으로 인한 임금수입 단절

(3)발전소의 휴업 내지 폐지로 인한 고용의 상실

(4)관련기업(혹은 기타 입지기업)의 퇴출로 인한 고용 상실

(5)피난에 따른 지출(지자체 사무소 포함)

(6)현장작업에 종사한 지역노동자의 건강피해

(7)피난 및 대피 스트레스에 기인한 주민의 건강장애

(8)대기오염대책에 필요한 제 물자(물과 비상식량)에 대한 지출

(9)이미지 저하로 인한 농업 손실

(10)일손 지체로 인한 농업 손실

(11)토양 방사능오염으로 인한 장기적 농업피해

(12)해양오염에 의한 어업피해

(13)지역 이미지 실추로 인한 관광객 감소
(14)쓰나미피해로부터의 복구(농지의 염해 제거 등) 지연·저해 등에 따른 손실 (15)지역 대학에 대한 입학자 감소

(16)학교의 휴교·중단으로 인한 교육상 손실

(17)지자체의 기능 이전 및 기능 저하의 영향

(18)방사선 모니터링 기기 및 인원의 정비에 소요되는 지출

(19)발전소로부터의 세수(특히 고정자산세)의 대폭 감소로 인한 행정서비스의 저하

(20)법인소득 및 개인소득의 감소에 따른 세수 감소

(21)방사능오염이나 이미지 저하 등에 의한 부동산가치의 저하

출처: 淸水修二, 『原發になお地域の未來を託せるか』, 自治?硏究社, 2011



문제는 이러한 원전재해로 인해 입을 수 있는 대부분의 피해가 정부의 보상·배상이 불가능한 피해로 오로지 지역주민의 부담이나 국민부담으로 대부분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고리5·6호기 건설 백지화 공론화를 계기로 실질적으로 원전 입지 지자체에 대한 ‘방호방재대책’이 강화돼야 하고, 원전유치 인센티브가 이러한 방호방재예산이 제대로 배정돼야 한다. 유비무환, 무비유환이란 말이 남의 나라 이야기만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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