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의 경제에 삼각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정부의 오판으로 1년 전 세계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해 해운업이 불황을 겪고 있다. 이어 조선, 자동차 산업까지 침체를 거듭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다음 달부터 사업본부별로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년 전 110척이었던 수주 잔량이 6월 말 현재 85척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2년여 동안 수주 공백기여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조선사들이 똑같이 겪는 일이다.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은 이미 휴직을 시행하고 있고 삼성중공업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조선 3사는 공히 2년간의 수주 절벽 때문에 전체 잔량이 20%나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재개된 글로벌해운사의 발주 물량을 상당 부분 중국에 뺏겨 수주 공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정부 지원을 업고 프랑스, 일본의 물량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한국 해운사의 물량도 가져가고 있는 상태다.

기아차와 함께 세계 5위를 유지해온 현대차도 위기이긴 마찬가지다. 사드 파문으로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판매량이 급감했다.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떨어지면서 연구개발비가 급감하고 공장 가동률도 글로벌 거점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가 함께 파업에 나섬으로써 6년 연속 파업이라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어려움이 한꺼번에 겹친 데다 기술력 향상이 지체된 상태여서 당분간 위기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해운, 조선, 자동차의 부진이 경남, 울산뿐만 아니라 부산 경제에도 직격탄이 된다는 사실이다. 조선업의 조업 축소와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먼저 부품 업체부터 덮치게 돼 있다. 이미 울산과 거제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그 여파가 부품업체가 집결된 부산에 밀려들면 감당이 어렵게 된다. 해운, 조선, 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지역 경제는 물론 철강, 보험 등 전후방 산업에 걸쳐 수년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