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제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기간 제시했던 8대 부산 공약 중 3개만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북항 재개발을 통한 동북아 신해양산업 중심지 육성 공약은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 과제에, 광역상수도 등 상수원 다변화 모색 공약은 ‘지속 가능한 국토환경 조성’ 과제에 각각 담겼다. 그러나 나머지 5개 공약은 제외돼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0대 과제는 담당할 정부 부처가 명시돼 있지만, 여기서 빠진 지역공약들은 국가 전체 우선순위나 지방분권 진행 상황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이행해나기로 해 추진 체계가 느슨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김해신공항이다. 문 대통령은 김해신공항을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공고한 김해신공항 설계서를 보면 김해공항 서쪽에 새 활주로를 만드는 확장 방식으로 최종 결정돼 이 공약은 사실상 실현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연간 15만2000회인 김해공항의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2026년 신공항이 완공되면 29만9000회로 증가하면서 소음 피해지역도 늘어나 24시간 운영이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그래서 국토부가 24시간 관문공항 대신 이착륙 횟수를 늘리고 이착륙 금지시간을 줄이는 운영효율 극대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공약은 공론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이행 여부를 알 수 있겠지만, 부산형 스마트청년 일자리 창출이나 국가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구축, 동남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항노화타운 조성 등 다른 공약들도 부산의 미래를 위해 없어선 안될 요긴한 사업인 만큼 하나라도 이대로 방치해선 곤란하다.

정부가 연말께 혁신도시 시즌2 등 국가균형발전전략을 수립해 100대 과제에서 배제된 지역공약들을 담을 계획이라고 한다. 부산시는 나머지 부산 공약들이 여기에는 포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설계한 부산의 미래가 그냥 공약(空約)이 되게 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