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의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곳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갯벌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달랑게 엽낭게 풀게 무리가 제 세상인 듯 짝을 짓고 먹이활동을 한다. 섬진강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재첩과 띠조개 빛조개까지 볼 수 있다. 식물을 빼놓을 수 없다. 달맞이꽃 갯메꽃 숨비기나무 해당화 통보리사초 등 20여 종이 군락을 이룬다. 갯벌 생태계의 놀라운 변화다.

이 같은 자연 복원력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낙동강 토사 퇴적으로 형성된 다대포해수욕장이다. 그런데 낙동강 하굿둑이 만들어진 이후 해수욕장 기능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위적으로 강물의 흐름을 막으니 해수욕장 육지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뒤늦게 연안정비사업이 시작됐다. 갯벌 생태계를 살리는 프로젝트다. 2008년부터 5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방사림을 조성했고, 그 사이로 바닷물이 흐르는 인공천을 꾸몄으며 653m의 생태 탐방로, '고우니 생태길'을 만들었다. 다대포를 되살리는 데 10년이 걸린 셈이다.

이처럼 망가뜨리기는 쉽지만 복원하기는 어려운 것이 자연이다. 다대포해수욕장 생물종이 90% 이상 회복됐다니 앞으로 이를 잘 보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무엇보다 보는 일과 즐기는 일을 잘 구별해야 한다. 갯벌 체험은 갯벌 체험장에서 하고, 갯벌 관찰은 고우니 생태길을 이용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피서철을 맞아 행락질서를 지키는 자세는 두말할 나위 없다.

다대포해수욕장은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 서쪽 연안에 이어 동쪽 연안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쪽과 동쪽의 경계인 몰운대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이미 시민에게 개방됐다. 게다가 지난 4월 부산도시철도 1호선이 신평역에서 다대포해수욕장역까지 연장 운행하면서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곳이 됐다. '전국에서 동해와 남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일출과 일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생태 관광지'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즐기는 만큼 아끼고 다듬기에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