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국민통합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의 연장선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성공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 뒤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다.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주도했고, 2010년부터 해마다 추도식에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으로 인사말을 했다. 대선 당시 "정권교체 뒤 '이제 편히 쉬십시오. 못다 이룬 꿈 제가 다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겠다"고 약속했던 문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마음이 남달랐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린다"며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각오를 다진 것이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라는 노 전 대통령의 꿈과 다르지 않다. 그 밑바탕은 국민의 지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국민이 앞서 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대한민국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정상적인 나라다.

이제 여야 정당이 문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에 화답할 차례다. 여야 정당은 '통합의 리더십' '통합과 상생의 정치' '국민통합과 양극화 해소' '노무현이 꿈꾼 나라를 함께 만들자' 등 논평에 노 전 대통령 8주기의 의미를 담았다. 이런 말들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나 각종 개혁 입법 과정에서 어떻게 실현될지 두고 볼 일이다. 국민통합의 반대편엔 수많은 개혁 과제가 있다. 여야의 생산적인 견제와 균형을 기대한다. 세상을 바꾼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