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새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대표들을 오는 19일께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일주일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향후 청와대와 국회 간 협치와 관련해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당의 처지에서도 청와대 측의 요청을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어 국민들의 관심은 이 자리에서 어떤 건설적인 대화가 오갈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동 제의는 문 대통령이 계속 강조했던 통합의 정치와도 관련이 깊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취임식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기 위해 야당과 수시로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각 당 원내대표들과의 청와대 회동은 야당까지 국정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잘 드러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의 국회 의석수를 고려하면 정부와 여당의 힘으로는 국정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게 분명하다.

새 정부는 조기 대선을 통해 급박하게 출범했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조직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 시급한 건 내각 구성을 주도할 국무총리 인준이다. 야당이 앞으로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조건 반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지만 만에 하나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국정 운영에 처음부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은 청와대 회동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빠른 인준과 각종 정책 추진에 야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대통령과 대화의 자리가 마련된 만큼 당리당략보다는 대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게 옳다. 정부 견제라는 야당의 존재 이유를 잊지 말아야겠지만 근거 없는 발목잡기는 결국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마련이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불합리하다 여겨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직언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국민들은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이번 회동이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