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 2월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결과 1~2월의 세계 71개국 무역액이 9% 증가한 가운데 한국은 15.7% 늘어났다고 한다. 10대 수출대국 중 최고치로 수출 순위도 지난해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세계 경제가 6년 만에 기운을 되찾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단연 돋보인 것이다. 두 달의 실적으로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지만 일단은 바닥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은 물론이고 주요국 대부분이 회복세를 보였다. 집계된 71개국 중에 수출이 감소한 나라는 8개 국에 불과해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를 실감케 한다. 원자재 수출대국의 호조도 바람직해 보인다. 호주, 러시아 등은 3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원자재 수출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세계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 선전한 것도 눈에 띈다. 주요 교역국들의 경제 회복세는 앞으로 우리의 수출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출의 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의 악재는 여전하다. 조선, 해운업의 구조조정과 대기업의 채용 축소, 가계 부채의 급증으로 얼어붙은 소비는 회복이 쉽지 않다. 여기에다 북핵 추가 실험을 둘러싼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 공백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한 중국의 경제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프랑스 대선 이후의 프렉시트 우려 등이 중첩돼 있다.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

대선을 앞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제의 안정적인 운영에 있다. 우선 안보 위기를 불식시킬 조치가 필요하고 미국과 프랑스의 변수에도 잘 대비해야 한다. 수출을 경제 회복의 촉매제로 활용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기업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유도하고 가계 부채를 줄여 내수 활성화의 불씨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조선업 등 구조조정도 가능한 빨리 마무리해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대외적인 악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반드시 이뤄야만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