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대표하는 명품 탐방로인 갈맷길이 더 길어지고 다양해진다고 한다. 갈맷길은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갈맷길을 걸으면 바다·강·산·온천을 품은 '사포지향 부산'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 그 길 주변 여건 변화를 고려해 새로운 관광명소를 추가하며 노선을 추가하고 다듬은 것이다. 2012년 2월 9개 코스 20개 구간 263.8㎞로 노선이 확정된 이후 5년 만의 업그레이드다. 이에 따라 갈맷길은 9개 코스 21개 구간 278.8㎞로 늘어났다.

우선 갈맷길에 포함된 새로운 관광명소가 눈길을 끈다. 신설된 북구 구포역~금정산성 동문 11.3㎞ 구간은 낙동강변을 따라 화명생태공원과 화명수목원으로 이어진다. 영도구 태종대(갈맷길 3-3 구간 종점)에서 동삼동 패총전시관~국립해양박물관~크루즈여객터미널~동삼혁신지구 3.7㎞ 구간을 연장했다. 해운대구 구덕포와 달맞이언덕을 잇는 동해남부선 폐선 철길 및 남구 UN평화기념관과 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을 돌아보는 1.3㎞ 노선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시민과 전문가가 갈맷길 가꾸기에 힘을 합쳤다는 점이 중요하다. 부산시는 시민과 기초자치단체의 노선 조정 건의·신청을 바탕으로 합동 현장 실사, ㈔걷고싶은부산과의 협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다. 그만큼 편의시설 확충과 길 안내에 시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는 내년에 5억 원을 들여 신설 노선에 안내판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갈맷길 안내지도 및 홈페이지도 새로 정비할 계획이라니 이참에 전체 코스에서 미흡한 부분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갈맷길은 내년에 개설 10년을 맞는다. 시민의 갈맷길에서 세계인의 갈맷길로 거듭나는 중요한 전기다. 마침 시가 갈맷길 관광 상품화와 국제 홍보에 나설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갈맷길과 연계한 도보형 체류 여행 상품으로 일본 단체 관광객 등을 유치하는 방안이 그 하나다. 아시아 걷기 민간단체 회의체인 ATC(아시아 트레일즈 콘퍼런스) 2019년 총회와 세계 23개국 39개 걷기단체가 가입된 WTC(월드 트레일즈 콘퍼런스) 2020년 총회 부산 유치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