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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 칼럼] 2017년 5월 10일,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

모든 국민 사랑하길, 우직하게 개혁하길, 인재 널리 쓰길

당신이 이러한 일을 해낼 첫 대통령이기를 진정 바랍니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4-13 18:58:2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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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겨울,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비록 커다란 동상이었지만, 절제되며 뿜어 나오는 그의 위엄 앞에 저는 압도되었었지요. 하얀 눈 속에 우뚝 솟은 링컨기념관은 국회의사당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더군요. 그것도 수도(首都)를 상징하는 공간축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링컨 대통령이 뭘 했기에?"라며 반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척동자도 아는 '노예 해방'을 넘어, 150여 년 이상 국민이 그를 존경하며 따르려 하는 특별한 뭔가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진리 안에서 공평한 세상을 향한 링컨의 특별한 정신'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과 특히 미래 국민에 관심을 두는 인간 존엄'과 '국민을 뜨겁게 사랑했던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그 순간, 그런 대통령을 가진 그들이, 그런 대통령을 당당히 기념할 수 있는 그들이 솔직히 아주 부러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의 지난 대통령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라는 고민 아닌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온 국민이 6개월여의 홍역을 치른 지금, 그 고뇌의 깊이는 더욱 깊어집니다.

대통령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국민일까요. 1990년대 이후 국민 스스로가 뽑았던 대통령들의 선택 이유를 떠올려 봅니다. 민주화에 대한 소망과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민은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선택했었습니다. 국민 평등에 대한 뚜렷한 이념과 실천 의지에 대한 존중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었지요. 또한 국가 경영의 탁월한 수완을 기대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고, 두드러진 삶에 대한 특별한 기대로 박근혜 대통령을 선출했었습니다. 그런데 선택의 이유에 공통으로 빠진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모든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과 국민 화합의 정신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었습니다. 사실 국민은 이 부분을 너무 소홀히, 아니 너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매일 국민을 만나려 하고 모든 국민을 똑같이 사랑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너무나 상식적인 대통령의 기본 덕목이라 여겼기에 늘 우린 이것을 놓쳤던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으로 선택되셨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국민 마음=대통령 마음'이기를 바라는 모든 국민의 염원 때문입니다. 당신은 조각나고 닫혀 있는 국민의 마음을 붙이고 열어주어야 하는 화합의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당신의 몫입니다. 국민의 마음에 깊게 파인 골을 메우고 치유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는 그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습니다. 진정 그리 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아직 당선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겠지만, 당신께 바라는 또 다른 세 가지 요청이 있습니다. 첫째는 '모든 국민에게 따뜻한 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따뜻함은 대통령 본인의 것을 먼저 내려놓는 일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또 자기와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들어 보려 하는 무소불청(無所不聽)의 고집도 따뜻함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공평과 평등을 위한 일이라면 그 어떤 것도 취하나 권력에는 오히려 자유로워서 진정한 위엄과 권위를 가진 그런 대통령이 되어주길 부탁합니다. 그런 대통령이라면 국민이 아파할 때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가 위로하고 안아줄 수 있겠지요. 그런 따뜻함을 가진 당신이라면 국민 모두는 열심히 응원할 것입니다.
두 번째 요청은 '우직한 결단의 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고질병에 찌든 우리 사회는 이제 변혁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배부를 순 없겠지요. 결과보다는 근원과 본질의 것에 과감히 메스를 가해 달라는 것입니다. 늘 뭔가에 쫓기며 당신이 모든 것을 완결시키려는 과욕에 매달리지 마시고, 미래의 완성을 위해 무엇이 고질화된 병폐의 원인인지를 냉철히 찾아주길 부탁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썩어 있는 환부를 제거하고 지쳐버린 체질 개선을 위한 당신의 우직함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쇄신되고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돈 없이 하는 정치가 이런 것임도 국민에게 속 시원히 보여주길 바랍니다.

세 번째 요청은 '높고 넓은 시야의 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기후변화시대와 4차산업혁명의 세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당신과 주변 정치인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비록 뜻이 달라도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과감히 함께하며 탕평책을 실제로 보여주는 통 큰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요즘 먹고사는 일이 너무 힘듭니다. 모두 아우성입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10여 년 전부터 변하지 않는 경제 수치를 갑자기 크게 올려달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바라는 것은 이 수치가 왜 움직이지 않으며, 교육과 복지 수준은 분명 향상되는 것 같은데 왜 삶은 점점 팍팍해지는지, 그 이유를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경제문제를 경제로만 풀려 했던 지난 대통령들의 과오와 착각을 버려 주길 바랍니다. 시대와 세상이 어찌 변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고 미래의 대한민국이 가야 할 정도(正道)를 찾아주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길잡이가 되어 주길 부탁합니다.

당신은 이제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은 닫히고 상처받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녹이며 어루만지는 놀라운 사랑을 우리에게 내어 주어야 합니다.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샘솟게 하는 신비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당신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되찾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결과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 나아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길만 열어주어도, 또 반듯하고 편편한 징검다리의 돌 하나만 놓아 준다면 국민은 당신으로부터 큰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링컨과 같은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겠지요. 새 시대를 여는 첫날, 그 대상이 바로 당신이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국민의 온 마음을 빼앗아 그것을 맘껏 누리는 그런 대통령이 되길 기원합니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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