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장기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은 매년 4% 이상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동남아 국가, 유럽 등 대부분 국가가 관광산업을 통한 내수촉진은 물론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를 중시하고 있다. 이를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현실이다.

관광산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UNWTO(국제관광기구)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세계 GDP의 10%, 전체 무역의 7%, 전체 서비스 수출의 30%, 수출량은 1조5000억 달러에 이르며, 2020년에는 16억 명이 관광에 뛰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11명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면 1개의 일자리가 생길 만큼 경제적 부가가치가 높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역대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지난 2014년 1420만 명에 이어 지난해 1700만 명에 달했다. 우리 부산도 2015년에 비해 40%가 증가한 300만 명 가까운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도 머지않은 시점이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 관광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대외적으로 '중국 사드' '일본 소녀상' 문제 등 국가 간의 갈등과 국내적으로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 등이 관광수요를 위축시키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악재에도 우리나라가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방문객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 형성된 관광시장에 더해 남부지역에도 관광시장이 크게 형성돼야 국내 관광산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때 남부지역 관광산업의 거점 도시 역할은 부산이 맡아야 할 것이다.

관광도시로서 부산의 최대 강점은 교통 인프라다. 국제공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연안여객터미널 등을 확보하고 있으며, 철도와 버스 등 육로 교통도 원활하다. 최근 수서발 SRT 개통과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동해남부선 전철 개통 등으로 외지에서 부산으로 오는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여기에 숙박시설 대거 확충, 실내외 관광시설 확충 등으로 관광객 수용 능력이 크게 확장되고 있으며, 요트 마리나 시설 등 해양관광 인프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는 5월이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송도 케이블카도 완공된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등 부산의 축제는 더욱 글로벌화되고 있으며, 감천문화마을과 비석마을 등 주요 관광지도 매력적이다.

최근 여행 목적지로서 부산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꽤 고무적이다. 지난해 부산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여행지 48위에 선정되었고, 미국의 유력 MICE 매체인 Successful Meetings지에 주목해야 할 4대 MICE 도시로 발표됐다. 지난해 UIA(국제협회연합)는 우리 부산을 세계 5위, 아시아 10위 국제도시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원도심 스토리투어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한국관광의 별'을 수상해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관광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외국 여행업계의 부산관광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부산시의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민간과 공공부문이 함께 노력하고 땀 흘린 결실일 것이다.

국내외 관광객의 부산 관광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다양하다. 이를 위해 올해 국내 관광객 유치를 위해 '피란수도 부산' '전통시장 먹거리' 등 부산만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개발하고, 요트와 보트 등을 활용한 해양관광 상품개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주력시장인 중국과 일본 마케팅 강화 이외에도 홍콩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부산이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점점 커지고 있는 이슬람 관광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 및 수용태세 정비, 상품개발 등도 서둘러야 한다.

부산 관광산업의 양적인 성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질적인 성장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부산이 세계인이 즐겨 찾는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과의 접점에서 국제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수용 태세의 개선이 절실하다. 관광객들이 부산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거리와 관광지에서 글로벌 잣대가 요구하는 환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결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로 즐기는 음식,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잠자리, 낯선 손님을 배려하는 택시 등 글로벌 수준에 맞는 서비스와 환한 웃음으로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정유년 올 한 해 부산은 사계절 명품 관광도시가 될 수 있는 시민적 공감대 형성과 산업기반을 마련하는 시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부산관광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