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통사회에서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일에 많은 가치를 두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보다 내면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가치의 근원을 찾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즉 인생의 의미를 '친밀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순수한 기쁨'에서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적 성공을 위해 비인간적인 삶을 선택하기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보람을 위해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소박한 삶을 선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관계는 개인의 삶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장이 되고 있다.
살아온 날보다 살다 갈 날이 적은 나이라 자주 만나는 분들이 대부분 비슷한 연령대이다. 이들은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남편이나 부모님, 시부모님이 갑자기 아파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오거나 자발적으로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 필자의 역할이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자연적으로 병원 이용에 대해 만족한 경우보다는 불만족에 대해 많이 듣게 된다. 병원과 관련된 것이라면 다양한 분들의 어떤 내용, 어떤 의견에라도 항상 귀를 기울이게 된다.
사람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면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느낌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 모든 것을 수용할 여유를 가진다. 반면 몸이 불편해지면 작은 불친절에도 예민해지고 부정적으로 확대해석할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불평은 불친절이다.
병원 구성원 중 가장 숫자가 많은 직종은 간호사로 그 역할은 병원의 이미지를 좌우할 정도로 가장 중요하며 간호사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보살핌의 윤리(care ethics)'의 특성을 보이는 여성들은 타인의 의도라든지 감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유리한 사회적 행동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남성보다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인간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미래학자들은 과거 지시적이며 전제적인 전통적 인간관계가 현대사회의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하지 못하며, 인간 중심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변화하는 사회와 조직에서 'Self-Leader'의 적합성을 새삼 확인시켜준다고 하겠다.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대형 병원의 간호사를 늘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지방 병원 간호사 1500여 명이 대학 병원급으로 이직하여, 지방 병원에는 간호사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또한 '보호자 없는 병동',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정책도 더 많은 간호사를 필요로 한다. 요양병원과 산후조리원이 늘어나고, 병원 감염관리실 의무화와 환자안전법 전담 인력 의무화로 간호사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간호사의 이직률도 매우 높다.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중소병원 간호사들의 이직률은 연평균 22%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간호학과 정원이 늘면서 한 해 새로 유입되는 간호사는 2006년 1만137명에서 2016년에는 1만7505명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간호사 평균 근무 연수는 5.4년에 불과할 정도로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면허를 가진 간호사는 35만여 명이지만, 활동 간호사는 절반이 채 안 되는 46%로 16만여 명에 불과하다. 신규 간호사를 늘려도 그만큼 그만두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중견 간호사 대우가 좋지 않고 근무 여건이 힘들어 결혼하거나 육아를 선택하는 간호사가 많기 때문이라고 간호협회는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활동 간호사 수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은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 때문이다. 특히 중소병원은 과다한 업무, 적은 급여와 근무시간 초과 등 열악한 근무환경 및 역할 갈등으로 간호사의 이직 의향이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에 비해 높으며 이 중에서 직무 스트레스와 근무환경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한 명의 이직은 근무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고, 이는 간호업무 수행도를 낮추고 이직률을 높이게 되어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면 병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평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자신의 미덕과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연하면서도 청렴하고, 권력과 무관하게 언제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도덕적 나침반'을 가슴에 지녀야 한다. 자신을 돌아봄으로써(self-watch), 내부에 잠재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자신을 다루는 데는 머리를,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데는 가슴을 사용하는 'Self-Leader'가 되자.
부산대병원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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