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미용과 관련한 의혹이 갈수록 눈덩이다. 갖가지 미용용 의약품과 세월호 참사 때 올림머리 논란에 이어 대통령이 사용한 옷과 가방 값을 최순실 씨가 대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청문회에서 고영태 씨는 대통령의 옷 100여 벌, 가방 30~40개를 만들었으며 비용은 최 씨가 개인 돈으로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최 씨는 최소 4500만 원어치의 뇌물을 대통령에게 제공한 셈이 된다. 사실 여부를 떠나 대납 의혹만으로도 통탄할 일이다.

청와대는 의혹이 불거지자 대통령이 정확히 지급했으며 대납한 돈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사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게 해명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해명이 되려면 청와대에서 얼마가 나간 것으로 기록돼 있고 대통령이 사비로 얼마를 지급했으며 최 씨에게 어떻게 돈이 건네졌는지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곤란한 문제가 불거지면 찔끔 해명을 했다가 사실이 드러나면 뒤늦게 인정하는 건 청와대가 할 일이 아니다.

하기야 최 씨 국정 농단도 극구 부인하다 최 씨의 컴퓨터 증거물이 나온 뒤에야 일부 시인했으니 다른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행태에 비춰 세월호 참사 때 대통령의 머리 손질이 20분간 이뤄졌다는 해명도 쉽게 믿기 어렵다. 태반·감초·백옥 주사나 비아그라, 유사 프로포폴 심지어 마약류 의약품 대량 구매까지 미용용이 아니라 치료용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옷값 대납, 올림머리, 미용용 의약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는 더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