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개인택시조합 새마을금고의 부이사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후보와 대의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임원 선출을 둘러싼 새마을금고 비리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고질이지만 연루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점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해당 금고의 이사장 친·인척이 대의원들에게 한우고기 세트를 전달한 증거 등을 입수해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니 도대체 불법 선거의 끝이 어디쯤인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 지경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현 부이사장과 낙선한 부이사장 후보 3명 등 4명을 구속하고 돈을 받은 대의원 107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후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대의원 1인당 20만~30만 원을 뿌렸고 상당수 대의원은 복수의 후보로부터 돈을 챙겼다. 이렇게 돈을 받은 대의원은 전체 138명 중 무려 77.5%에 달했다. 일부 낙선자는 당선자에게 선거 기간 살포한 자금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쯤되면 이전투구 돈선거의 백화점이라 할 만하다.

돈선거로 당선된 새마을금고의 임원들은 또 다른 불법의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불법 대출 등 각종 비리로 이어져 해당 금고가 부실화할 개연성이 큰 것이다.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이 조합원에게 피해를 끼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은 이런 구조적 문제 탓도 크다. 금융 관련 전문성도 없는 사람이 돈선거에 의존해 임원 자리에 오른다면 결과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이런 구태를 지켜봐야 하는지 한심할 뿐이다.

이런 폐해 탓에 2011년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대의원 등도 처벌토록 법이 개정됐지만 솜방망이여서 소용이 없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돈을 준 후보자는 구속됐지만 돈을 받은 대의원 107명은 불구속입건에 그쳤다. 이런 처벌로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 힘든 만큼 돈선거에 연루된 누구든 더욱 엄벌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오래전부터 제기된 조합원 전체 대상 직선제 도입도 한 방법이다. 근본적인 대수술이 아니면 돈선거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