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을 50일 앞두고 수영스타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여부가 6월의 더위만큼이나 뜨겁다.
돌이켜 보면, 박태환은 2008년 8월 10일 베이징올림픽 남자수영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 그날의 환호가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전에 받은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되어 국제수영연맹(FINA)이 2014년 9월 3일부터 올해 3월 2일까지 18개월간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이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 제6호 '금지약물을 복용해 징계를 받은 선수는 징계 만료일로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조항에 의해 박태환은 2019년 3월 1일까지 국가대표가 될 수 없고, 따라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는 곧바로 첨예한 논쟁을 불렀다. 먼저 약물복용의 경우 예외 없는 엄격한 처벌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는 공정한 경쟁, 선수의 건강 보호, 청소년의 역할모델 등의 이유로 약물복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주장이며 스포츠윤리적 측면에서 대세를 이루는 논리다. 아무리 메달 가능성이 높은 박태환이라 해도 이 규정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충분히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박태환은 약물복용으로 인해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충분한 처벌을 받았으며 대한체육회의 징계는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한다. 국제수영계가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고 있는데 대한수영연맹이 가중처벌해서 굳이 개인과 국가의 위상을 드높일 기회를 박탈해야 하느냐는 논지다. 이러한 주장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독자 여러분은 어느 쪽에 손을 들어 줄 것인가?

박태환은 '도핑 징계를 받은 선수는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대한 부당성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 상태이며, 대한체육회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4일 박태환은 현재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리우올림픽을 대비해 호주 전지훈련을 떠났다. 결정된 것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4월 광주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을 겸한 동아수영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와 200m, 400m 그리고 100m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주 종목인 400m에서는 3분44초26의 기록으로 자신의 최고기록인 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16시즌 국제수영연맹(FINA)공인 세계 4위의 기록을 냈다. 박태환을 올림픽에 출전시켜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그만큼 국민이 박태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여부는 이제 CAS의 중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출전을 하든 못하든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만약 출전하게 될 경우 대회 결과에 대해 지금까지의 논란과 결부해 평가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지금의 논란에 근거한 비난이나 험담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박태환을 포함해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최고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혼신의 힘과 열정을 쏟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여름, 이 부분에 주목하는 것이 박태환을 읽는 지혜로운 안목이다.

부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