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막바지에 돌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성적은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남은 메달의 수를 고려할 때 5회 연속 2위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대회에서 선수가 메달을 따면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연금을 주는 기관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고 국민체육진흥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90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국제대회 입상을 통해 매월 일정 금액을 받는 연금의 공식 명칭은 '경기력 향상 연구 연금'이다. 이 연금은 대회 규모나 시기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연금의 액수를 산정하는 기준은 연금 평가점수에 따른다. 올림픽이 가장 높아 금메달 90점, 은메달 70점, 동메달 40점이다. 다음으로는 세계선수권대회로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대회는 금메달이 45점이고,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대회는 금메달이 20점이다. 이러한 평가 방식에서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선수들만의 경쟁이기에 세계선수권보다 수준이 낮다고 판단해 금메달이 10점에 그친다.

연금은 평가점수가 20점을 넘어설 때부터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1개 딸 경우 20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금을 받을 수 없다. 결국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입상해야 적은 금액이라도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딴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연금이 인생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금 액수도 최대 월 100만 원이고 이외 추가 점수에 대해서는 일시금으로 받기 때문이다. 올림픽 금메달의 일시금은 6720만 원으로 대기업 신입사원의 2년 연봉이 채 되지 않는다. 매달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연금도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월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한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과 같은 정말 힘든 결과물이다.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니 선수의 기량 절정기와 맞아야 한다. 개최지가 다양하니 되도록 우리나라와 시차나 기후가 맞는 곳이 좋다. 또 대진 운도 좋아야 하고 대회 때 컨디션이 가장 좋아야 하니 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각박하다고 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메달을 목표로 운동만 하다 보니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후에 일반 직장을 잡기는 힘들고, 코치나 감독을 하고 싶어도 학교나 직장의 운동부가 적다 보니 자리는 한정돼 있다. 이 또한 일반 직장인처럼 정년이 보장되어 있지도 않고 4대 보험도 가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연금을 받더라도 얼마 되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이 있고 입상을 하지 못한 경우는 더 팍팍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의 비애이다.

남자 운동선수의 경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를 받지만 이들이 선수촌에서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더 많은 보상이 있어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로 구성된 야구대표팀은 다시 팀으로 돌아가 인기스포츠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대회 이후 펼쳐질 비인기 스포츠의 설움을 다시 겪어야 한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엘리트 체육의 발전을 위해 체육에 배정된 예산의 3분의 2를 쏟아 부은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생활체육과 국제체육에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되어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 개인을 바치는 우리 국가대표들에게 더 많은 국가적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 있기를 기대한다.

부산대 체육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