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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사석위호(射石爲虎)의 자세로 /조성제

성장 이면 안전불감…잇단 사건사고 유발, 국론 분열까지 확산

기본·원칙 다시 세워 위기 극복 힘 모아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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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4-08-12 19:16:38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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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까지 불거지는 등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로 우리 사회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는 힘을 잃고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정치권은 일련의 사건에 대한 책임론 공방 등으로 연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속에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적지 않은 충격으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기에 이런 일이 잇따르고 있는지 이제는 스스로 반문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정치권과 정부도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대증요법적 땜질식 처방이 아닌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는 실망에 가깝다. 같은 사건사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큰 사고는 우연히,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 현장에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실증적 법칙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이처럼 큰 혼란을 몰고 온 일련의 사건에도 분명히 그 전에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방치해온 결과가 오늘의 혼돈을 자초한 것이다.

전후 우리 경제가 이룬 성과는 기적이라 할 만큼 눈부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빈국이 선진국의 문턱까지 올라 온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의 과실에 도취되어 간과하고 애써 무시해 온 부분이 지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가 만들어 온 성공의 이면을 이제 더는 간과해서 안 된다. 사회 도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은 물론 기본과 원칙이 무시되는 사회풍조를 이제는 일소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그동안 개인의 이익을 위해 원칙에 반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또 그런 일에 동조하지는 않았는지부터 통렬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안 된다는 패배감 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최근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명량' 이라는 영화가 화제다. 연일 신기록을 수립하며 한국영화의 흥행 역사를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져 어찌 보면 진부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흥행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국가 위기 속에서 분열을 막고 힘을 결집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 이순신의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은 무장으로서의 기본과 원칙에 있다. 군율을 엄히 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과 원칙을 지켜왔던 분이 이순신이다. 그가 명량에서의 해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적군에 맞서야 하는 깊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이 여기에 더해졌기 때문이다. 명량의 전투에서 그는 사력을 다해 승리를 갈구했을 것이다. '반드시 죽고자 한다면 살 것이요,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卽生 必生卽死)'고 한 데서도 그 결연한 의지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사석위호(射石爲虎)란 옛말이 있다. 돌을 범인 줄 알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는 뜻으로 성심을 다하면 아니 될 일도 이룰 수 있음을 이른다. 명량의 해전은 바로 이순신이 사석위호를 이룬 쾌거이기도 할 것이다. 또 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싸워서 이겨야만 하는 군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며 원칙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과 뿌리 깊은 관행을 혁파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확실한 무기가 기본과 원칙인 것이다. 비록 세월호 참사로 비롯됐지만 그간 우리 사회에서 드러난 각종 폐해 또한 기본과 원칙을 잘 지킨다면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분명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위기는 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되기도 한다. 최근 일련의 안타까운 사건들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깊은 실의를 가져다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 위기를 잘 넘길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잠재력은 이미 명량의 바다에서도, 기적 같은 고도성장의 성과에서도 증명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고도성장의 과정 등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없지는 않았다. 최근의 위기는 이에 대한 교훈을 일깨웠다. 아무리 어려움이 크고 갈길이 바빠도 기본과 원칙을 잃지 말고 차근차근 위기를 헤쳐나갈 일이다. 후손들에게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준 이순신의 저력을 일깨우고 사석위호의 심정으로 성심을 다해 다시 한 번 힘찬 도전의 날갯짓을 시작했으면 한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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