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증맞은 꼬마 병정은 우리에게 친숙한 장난감 중 하나다. 이를 소재로 한 대중가요도 더러 나올 정도니. 친위대 복장을 한 꼬마 병정들은 세월이 흘러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이 꼬마 병정하면 독일 뉘른베르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 도시에서 처음 만들어져 지금까지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 인기 장난감 위치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병정 인형은 17세기 은으로 만든 게 먼저 선을 보였다. 그러나 재료가 비싼 은이라 당시 서구 귀족층 자녀들만 가지고 놀 수 있었다. 18세기 들어 뉘른베르크의 길드 장인들이 주석을 재료로 사용해 값싼 꼬마 병정을 만들었다. 여느 집 아이들이라도 쉽게 가질 수 있는 길을 텄다. 이 도시 장인들은 장난감의 상업성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다른 장난감에도 눈길을 돌리면서 오늘의 '장난감 도시, 뉘른베르크'의 기초를 닦았다. 이 도시엔 매년 2월 초 최고 최대의 세계완구박람회가 열리고 장난감박물관이 도시의 자랑거리다.

끈이 달린 놀이기구 요요(YoYo)는 사냥용에서 장난감으로 변신해 성공한 예다. 필리핀어로 '다시 돌아온다'의 의미인 요요는 옛날 필리핀 밀림지역에서 작은 짐승을 잡을 때 쓰였다고 한다. 1928년 필리핀계 페드로 플로렌스란 사람이 이를 놀이기구로 미국에 첫 소개한 게 시발이다. 도날드 던컨이 이를 인수해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요요 경연대회를 상업적으로 활용해 요요 붐을 일으켰다. 지금도 이 경연대회 열기는 대단하다.

우리의 경우 장난감은 1960년대까지 남자아이들에겐 구슬 딱지 팽이 연 등이 고작이었다. 1970년대 들어 TV가 보편화되면서 아동용 애니메이션 영향으로 '마징가Z' '로봇트 태권V' 인형이 꼬마들의 최고 선물이었다. 1980년대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모터가 있는 장난감 자동차 등 다양한 장난감들이 선을 보였다. 이때부터 레고(LEGO) 등 교육용 완구도 수입되면서 장난감이 놀이기구에서 교육용은 물론이고 심리 신체발달용 등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게 됐다.

오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매년 거르지 않고 접하는 소식을 또 보게 된다. 산업통상부가 시중에 나온 어린이 장난감의 유해성 여부를 검사해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기준치를 최대 68배까지 나온 12개 제품에 대해 리콜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어린이를 상대로 이런 몰지각한 상술이 언제 근절될까. 세월호 참사로 안전이 최대 화두다. 차제에 장난감에 대해 안전도 기준을 세우는 것은 어떨지. 어린이가 안전하지 못한 나라는 안전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는 사회라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