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되면서 부산지역 해수욕장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며칠 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개인 파라솔 설치를 금지해 지탄을 받더니 이젠 민영 주차장 바가지 요금이 말썽이다. 아마 턱없이 비싼 숙박요금, 백사장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이 시리즈로 쏟아질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식상할 만큼 매년 반복되는 데도 여태껏 해결되지 않는 것은 풀뿌리 행정의 안일과 미숙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해운대해수욕장 주차난은 부산시설공단이 운영하던 광장 주차장을 탈의실, 물품 보관함 등의 편의시설로 전환한 것이 1차 원인이다. 506면에 달하던 공영 주차장이 304면으로 줄어 피서객들이 민영 주차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됐다. 해운대구는 주차난이 가중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편의시설 확대가 더 급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줄어든 공영 주차면만큼 민영 주차장을 확보하고, 요금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게끔 미리 대책을 세워놓는 게 마땅하다.

민영 주차장에서 3~4시간 단위로 3만 원, 하루 주차에 4만~5만 원으로 공영 주차장보다 최대 5배 비싼 요금을 받고 있으나, 해운대구는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민영 주차장은 30일 전에 통보하면 개설할 수 있는 데다 요금도 자율제라는 이유에서다. 주차난과 바가지 요금은 피서철이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고질이라는 건 해당 지자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다. 그동안 이에 대한 제재나 단속 근거를 마련하지 않고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차난과 바가지요금은 비단 해운대해수욕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장 10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송도해수욕장도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자가 운전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주차가 불편하고 요금이 비쌀 경우 기분을 망치기 마련이다. 성수기 때 반짝 붐비는 상황을 보고 주차면적을 마냥 늘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고 운영만 잘해도 이런 민원들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