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관련자 7명을 모두 무혐의 처리함으로써 '권력의 시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 말대로라면 잘못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도 여론이 생사람을 잡았다는 이야기다.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서도 어떻게 이토록 자신있는 결론을 내렸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의혹의 핵심은 청와대와 이 대통령 쪽이 공동으로 부지를 매입하면서 이 대통령 쪽에서 내야 할 돈을 국가가 부담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54억원에 사들인 총 9필지 가운데 3필지를 소유한 시형 씨가 11억2000만원을 부담했지만 8억~10억 원을 더 내야 했다는 게 혐의 요지다. 그런데 검찰은 지가 상승이 예상되므로 시가가 아닌 예상 이익을 따져 분담금을 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웠다. 부동산 관련 다른 수사에서도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검찰에 되묻고 싶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양측의 땅값 분담이 불균형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감사원에 통보하는 자가당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 내외가 아들 명의를 빌려 땅을 샀다는 부동산실명법 위반 의혹도 마찬가지다. 시형 씨가 어머니의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고 큰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릴 때 본인 명의를 썼다는 게 무혐의 근거다. 부모가 살 집터를 왜 자식이 샀는지, 시형 씨가 그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가 판단의 핵심 아닌가. 더 의아한 것은 검찰이 8개월 동안 수사하면서 시형 씨는 물론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검찰의 수사는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국민적 불신에 불을 지폈다. 검찰 스스로 이 사건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부풀려 놓은 셈이다. 국민의 법감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낯 뜨거운 수사 결과를 내놓을 수는 없다. 이렇게 된 이상 국정조사나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회가 나서서 의혹을 명쾌히 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