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 지하철, KTX 전동차의 핵심부품인 제동장치에 가짜부품을 사용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이 이용하는 지하철 KTX의 전동차 한 곳에서라도 제동장치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게다가 부산교통공사는 가짜로 드러난 이 부품의 성능검사를 납품업체에 의뢰했다니 더욱 어처구니 없다. 부산교통공사의 안전의식은 불감증을 넘어 무감각 수준이다.
이번 가짜부품 납품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교통공사 내부에서 눈감아 주지 않고서야 짝퉁부품 납품이 가능했겠는가 하는 점이다. 또 짝퉁부품의 성능검사를 가짜를 납품한 업체에 의뢰한 것이다. 교통공사 자체 감사에서 일부 실린더 헤드의 외형이 불량하고 라디에이터 용접 부위가 허술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교통공사가 부품부실을 알고도 계속 사용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가짜부품 납품 과정에 교통공사 직원이 연루되지 않았는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짝퉁부품의 성능검사를 납품업체에 의뢰한 것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가짜부품임이 드러났으면 폐기하면 될 일이지 성능검사를 왜 의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성능검사를 납품업체에 의뢰해 아무 이상이 없다며 가짜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안전불감증이 습관이 됐다 하더라도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고리원전은 올 초 폐기할 부품을 불법으로 재활용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또 지난해에는 무기를 제작해본 적 없는 업체가 불량 대공포를 국방부에 납품했다가 들통난 일도 있었다. 공기업과 정부기관이 제정신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부산교통공사는 가짜부품은 전량 폐기하고 정품으로 교체하기 바란다. 또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부품 납품 전반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직원 기강도 새로 다잡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