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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교착에 빠진 북핵과 남북관계 /서주석

원심분리기 공개한 北

일단 6자회담 재개 후 철저히 핵검증하는 절충안도 고려하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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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11-21 20:31:3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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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자 '로동신문'은 "우리는 6자회담 재개에 준비돼 있지만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것은 미국과 남조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08년 12월 수석대표회담이 결렬된 이래 2년 가까이 6자회담이 개최되지 못하는 이유와 책임이 한·미에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주장은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에 대해 경고한 데 대한 반박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동북아 번영을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은 한국의 우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하고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공전되는 동안 북한의 핵능력과 장차의 핵포기 비용은 모두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5월의 2차 핵실험을 통해 보다 위력적인 핵장치(nuclear device)를 국제사회에 과시했고, 40kg 정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플루토늄의 무기화 노력을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함경북도 길주의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 징후가 지속적으로 포착되면서 3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아마도 한 차례 더 핵실험이 있게 될 경우 북한의 핵무기는 더욱 정교해지고 위험해질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5MWe 흑연감속로에서 추출한 폐연료봉의 마지막 재처리를 했고 현재 더 이상의 재처리 작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평안북도 영변에 새로이 100MW급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차 그 가동에 필요한 원료 확보를 위해 우라늄 농축 시도를 본격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에 밝힌 핵융합 연구와 관련해서는 향후 수소폭탄의 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과거 원폭 실험에서 수소폭탄의 개발까지 미국이 7년, 소련이 4년, 중국이 3년 걸렸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전망은 단순한 상상이 아닐 수도 있다.

북핵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남북관계도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 현재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이 내놓은 조건은 두 가지다. 비핵화 합의를 진정성있게 이행하고 천안함 사건 이후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대북 입장 역시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대북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6자회담 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의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하지만, 현실적으로 비핵화 이행의 진정성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비핵화 회담 재개를 위해 비핵화 합의를 우선 이행하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회담의 의제와 목표가 다소 모호해졌다. 미국이 생각하는 진정성이란 불능화 조치의 재개 및 IAEA 사찰단 재입북으로 보이는데, 회담을 열어 다른 보상 없이 이 문제를 논의, 해결하면 될 것을 전제조건으로 앞세우면서 회담 재개보다 체면 싸움이 사실상 전면에 부각되고 말았다.

북핵과 남북관계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고 더 심각한 안보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9·19 공동성명에 포함된 북핵과 상응조치 전반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아울러 관련 회담을 우선 시작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6자회담을 재개하여 핵신고와 불능화 이후 결정적 쟁점이 된 검증의정서 협의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 아마도 문제의 해결 방향은 검증을 다음 단계로 미루되 보다 철저히 점검하는 방법으로 절충하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최근 들어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포기가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담론이 전문가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비핵화가 최대 안보목표인 현 상황에서 이는 오히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자회담, 동북아 6개국간 지역다자안보협력체제 구축 등 핵포기의 여건 강화를 위한 추가적 노력이 더 시급하다는 반증이다. 천안함 사건을 넘고 미궁에 빠진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도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최고위급 수준의 결단이 필요하다.

전 청와대 안보정책 수석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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